엄마를 부르는 도구 스마트폰
"저는 엄마랑 싸우는 것이 좋아요.“
초등학교 1학년인 남자아이 B를 만났다. 첫날은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아 엄마와 1시간 동안 씨름을 했다. 결국 교실에 잠시 발만 들여 보고 갔다. 등교할 때도 늘 이러한 상황이다.
터울이 있는 누나 둘에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한 귀염둥이다. 그러나 7살 되면서 누나들과 자주 갈등을 일으키고 학교 선생님에게서도 주의와 권면의 전화가 자주 온다.
산만하여 주변 친구들 학습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고, 학습이 저조하다는 이유다. 어머니는 학교나 학원 번호가 뜨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한다. 어머니는 온순하고 친절하신 분이다.
목소리도 상냥하시고 항상 미소 지으시는 얼굴이다. 마냥 순하고 좋으신 분이라 B에게 끌려다니고 훈계가 되지 않는다. 소위 아이가 기가 세다고 표현한다. B 고집을 이기지 못하겠다고 한다. 엄마가 집에서 진행하는 수업 시간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갈등이 생긴다. B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으면 매일 스마트폰만 하겠다며 협박(?)한다는 하소연을 하며 상담을 해오셨다.
"스마트폰 하지 말라고 했지!"
"엄마가 나랑 놀아주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지!"
"엄마 지금 일하고 있잖아!"
"왜 맨날 일만 해! 그러니까 나도 게임하는 거지!“
B가 하교 후 매일 일상이 되어버린 대화라고 한다.
선생님: B는 엄마와 사이가 어때? 엄마와 어떻게 지내는지 말해줄 수 있어?
B 학생: 엄마랑 매일 싸워요.
선생님: 엄마랑 어떻게 하다가 싸우게 되는 거야?
B 학생: 우리 엄마는 제가 스마트폰만 하면 달려와서 뺏어가요.
저는 그것을 다시 뺏으려고 하면서 소리 질러요.
선생님: 엄마랑 그렇게 싸울 때 기분이 어때?
B 학생: 저는 엄마랑 싸우는 것이 좋아요. 어제도 엄마가 저에게 소리 질렀어요.
선생님: 엄마가 소리 지르며 야단치면 무섭지 않고 좋다는 거니?
B 학생: 네, 좋아요.
선생님: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해줄 수 있니?
B 학생: 네. 응..엄마랑 소리 지르며 싸워야 저하고만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거든요.
엄마도 마음속 이야기 해요.
선생님: 마음속 이야기가 어떤 거니?
B 학생: 하고 싶은 이야기요.
선생님: 우리 B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였어? 기억나면 말해 줄 수 있어?
B 학생: 그냥 엄마하고 말하는 것이 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선생님: 엄마가 소리치며 말씀하셔도 B하고만 얘기하는 거니까 좋은 거라는 거니?
B 학생: 네. 오늘도 엄마랑 싸울 거예요.
B는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닿지 않은 다리를 흔들며 신나는 듯 말했다.
B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엄마의 즉각적인 부정 반응이 나온다. 누나들이 바로 고자질하기를 바라듯 보란 듯이 누나 방에 가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기도 한다.
B는 단지 엄마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엄마의 즉각적인 피드백은 자신이 스마트 폰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엄마와 대화하고 싶을 땐 눈에 띄는 그곳에서 게임한다.
엄마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본 B는 엄마를 데려와서 함께 하고 싶다. 그런 엄마를 가장 빨리 데려올 수 있는 것은 관심 끌기다. 그래서 공부하거나, 색종이를 접어서 엄마에게 보여 주기도 했다. 그때는 "응, 그래 잘했어."로 엄마의 반응이 끝났다.
B는 활동이 크고 에너지가 넘치며 욕심이 많다. 늦둥이로 온 가족의 사랑을 받아온 B가 이런 시큰둥한 엄마의 반응에 만족할 리 없다. 스마트폰을 하니 엄마가 뛰어와 뺏는다.
그리고 그전보다 길게 말한다. 자신을 챙겨 주고 아껴주는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그 뒤 B는 엄마와 함께하고 싶으면 스마트폰을 보이는 곳에서 하던지, 핸드폰 소리를 높여 엄마가 알아채게 했다. B의 생각과 행동은 본능일까? 찾아낸 방법일까?
어머니는 B 행동의 이유가 엄마와 속마음을 나누고 싶었다는 것을 알고 많이 놀라셨다.
"너 때문에 엄마가 너무 힘들어!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나도 엄마 때문에 힘들어! 엄마도 내 말을 안 듣잖아! 나랑 놀아주지 않잖아!“
B의 그 소리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말임을 알게 된 엄마는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마음을 안다는 것, 마음에 공감하는 것은 아이의 말과 행동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엄마가 놀아주지 않아서 스마트폰 보는 거야? B가 엄마랑 놀고 싶은 거구나.
엄마가 일만하고 B랑 놀지 않아서 싫었구나. 엄마도 얼른 B랑 놀고 싶어. 그래서 엄마 30분만 일 하고 B랑 놀아도 될까?.“
아이의 말을 돌려주며 따라 가면 마음이 보인다. 아이는 엄마가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이해시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어서 때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을 봐달라 때 쓰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아이의 마음이 준비되면 엄마의 상황을 설명하며 말을 해준다.
이해받고 신뢰받아야 이해하고 신뢰할 줄 안다. 자신의 진심을 알아준 기쁨으로 잠시라도 기다릴 힘이 생긴다. 아이가 버틸 수 있는 만큼의 시간부터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며 조금씩 시간과 미션을 바꿔본다.
긍정 심리학과 NLP(Neuro Linguistic Prigramming)에서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긍정적 의도에서 나온다고 한다. 사람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행동 이면에 있는 긍정적 의도를 알아차리고 접속할 수 있으면 행동에 대한 다른 관점과 접근이 가능해진다. 사람의 행동에 긍정적 의도가 있다는 전제를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 폰에 빠지는 아이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가 없다. 부정적으로 봐서는 진짜 문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겉핥기의 해결책만 늘어놓아 아이의 변화를 더욱 더디게 만들수 있다. 아이가 스마트 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하고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대처할 수 있는 적당한 활동들은 없을까? 이런 활동을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위해 스마트폰이라는 자극으로 엄마의 반응을 기다리는 아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위해 스마트폰 자극을 주고 있는 것인지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이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며 질문하는 대화를 통해 마음에서 시작된 긍정 의도를 만나면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