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가져다준 구름은 해를 가리기엔 충분했다.
어깨 너머로 조금씩 젖어가던 빗줄기는 어느새 굵어졌다.
물웅덩이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요했던 마음은 들쑥날쑥 감정이 요동쳤다. 그렇게 그 자리에 주저앉고야 말았다.
언제가 오게 되는 힘겨운 시간이겠지만 고통은 감내할 만큼 찾아온다지만.
수많은 노력의 흔적들이 가려진 채 불운했던 결과만이 빛이 날 때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써 웃음 짓는 그 사람의 미소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그 사람의 입술에서.
힘내라는 말을 꺼내는 게 되려 무책임한 말이 될까 무서웠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서 눈물을 보인다는 게 되려 미안해졌다.
'청년이네'라는 그 무책임한 단어가 가끔은 미워졌다.
(@912_guk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