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밝은 달이 보이는 날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강을 거닐다 당신이 "허락 없이 내 손을 잡아도 돼"라고 말했던 순간.
집 앞에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로가 서로의 품을 내어주던 순간.
어느 날 당신은 달을 보며 말했다. "달을 보면서 당신을 떠올려 달라고" 그때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었다. 뉴스에서 오늘 밤 슈퍼문이 뜬다는 이야기에 당신은 같이 보러 가자고 말했다. 그러고서는 조금이라도 더 크게 자신을 봐달라고 말했다. 어느 날 당신은 등을 돌리며 떠나가며 말했다. "달의 뒷면"
오늘같이 유난히 밝은 달이 보일 때면 무엇이 당신의 등을 돌리게 했는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수수께끼만 남겨둔 그날이 생각난다.
제법 시간이 지나 많지 않은 연애를 통해 조금은 알 것만 같았다.
옆에 있음에도 옆에 없는듯한 기분, 함께하는 순간에도 느껴지는 외로움.
그러한 공허함을 채우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었다. 그러니 사랑이 가장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사랑은 알지만 사랑을 여전히 모르겠다. 그랬기에 사랑 앞에서는 늘 헤맨다.
오늘같이 유난히 밝은 달이 보일 때면 그 뒷모습이 궁금해진다. 이것이 당신이 원했던 우리의 간격이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