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친구의 안부가 궁금하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야. 잘 지내?
그 한마디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목소리만으로도 친구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웃음기가 섞인 목소리.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 피곤에 젖은 목소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전화벨이 울리면 받았다. 누군지 모른 채 받았다. 그게 일상이었다. 약속도 없이 전화를 걸었다.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안부가 궁금해서. 별일 없어도 괜찮았다. 통화 자체가 안부였다.
요즘은 SNS 스토리를 본다.
스크롤을 내리며 친구의 하루를 훑는다. 카페에서 찍은 사진. 퇴근길 풍경. 반려묘의 영상. 좋아요를 누른다. 마음을 담아서. 정성껏. 하지만 이내 생각한다. 이게 과연 전달될까. 내 마음이. 수많은 좋아요 중 하나일 뿐 아닐까.
안부를 묻는 말이 부담이 되는 시대다.
갑자기 온 안부 인사에 사람들은 당황한다. 무슨 일 있어? 알 수 없는 불편감이 사로잡는다. 말보다는 시선으로 엿보는 것이 편해졌다. 침묵으로 확인하는 것이 예의가 되었다.
카톡으로 "뭐해?"라고 물으면 되지 않느냐고 누군가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 그 전화의 느낌과는 다르다. 목소리가 주던 생생함은 없다. 체온이 없다. 텍스트는 차갑다. 이모티콘을 아무리 붙여도 마찬가지다. 뭔가 부족하다. 늘 부족하다.
그렇게, 고독함이 묵게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