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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a Aug 10. 2020

어쨌든 월요일

지나가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는

오늘도 어김없이 월요일이 돌아왔다.


월요일은 휴식을 취한 일요일 다음날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되며 어느 순간 '월요병'이라는 희귀한 병도 생기게 되었다.


나 역시도 매주 월요병을 앓는 사람으로서 오늘 오전까지 월요병을 앓았지만 나는 월요일이 싫지 않다.

물론 두 손 모아 기다리는 요일은 아니지만.


중간에 일을 1년 정도 쉴 때가 있었는데 쉼 없이 일했던 직장을 떠나며 제일 후련했던 것은 월요병은 없을 거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확신은 정확히 3주 뒤에 무너졌다.


모두가 일하거나 무언가를 시작하는 그 월요일이 아무것도 안 하는 나에게 무언의 압박감을 주었던 것이다.


쉴 수도 있었고 압박감을 떨쳐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3주의 시간은 회복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고 에너지를 회복한 나는 어쩌면 다시 월요병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전에는 죽을상을 하고 출근을 하던 내 모습으로 회상되던 월요일이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순간 생기 있고 활기찬 날이었다. 우리는 지나가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는 월요일이 있기에 삶을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오늘 역시 월요병을 겪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내 삶에 감사하고, 주말을 기다리는 이 설렘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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