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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a Aug 19. 2020

어른의 무게

사랑하는 나의 엄마 아빠

어른이 되면 다 괜찮을 줄 알았다.

사람과의 관계도 더 쉬워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멋지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선택하는 모든 것들은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함과

내가 결정하는 모든 것들의 끝은 행복할 것이라는 착각은

좌절감과 상실감을 정면으로 느끼게끔 해주었다.


쉬워질 줄 알았던 사람과의 관계는 엉킨 실타래 같아서

답이 없을 때는 끊어내야 했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살기 위한 일을 선택해야 했다.


어른이 되는 것은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이따금씩 지쳐 보이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걱정보다 더 컸던 나의 감정은 의문점이었다.


'도대체 왜?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


나는 나이만 어린것이 아니라 마음도 어리고 생각도 어렸었나 보다.



어른이 되고, 삶의 무게와 책임감이 나를 짓누를 때 비로소

부모님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느껴졌다.


버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런 감정으로 살아왔으리라 생각되는 부모님이 생각나서 슬펐다.


지쳐 보이는 뒷모습조차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하시던

엄마와 아빠의 미소가 떠올랐다.


어른이 되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랑한다는 말이나 고맙다는 말이 당연함에도 하지 못하고

전화 한 통을 하는 것도, 부모님을 안아 드리는 것도 어색해져 버린 것이다.


오늘 하루는 어른이 아니라 다시 부모님의 어리디 어린 자식이 되어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하며 꼭 안아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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