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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a Sep 14. 2020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택한 이유

즐기면서 살기로 결심하다

내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일 때 정말 우연히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내가 다른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엄청난 응원과 나의 멋진 미래를 본 사람들 마냥 나를 치켜세워줬던 이들이었기에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정말 이해가 안 돼. 왜 고속도로를 놔두고 국도로 가는 걸까? 답답하다 답답해"

모든 말들이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유독 나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 말이었다. 


순간에는 '답답하다'라는 말에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당장 뛰어들어가서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까 고민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 이성은 나를 잘 지탱해주었다.


어쨌든 내가 뛰어들어가서 불같이 화를 낸다고 해도 그들은 "너를 걱정했을 뿐이야"라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그 순간을 지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정말 나를 걱정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내 앞에서 말했겠지, 라는 섭섭함을 뒤로한 채

나는 오기로 똘똘 뭉친 나의 집념을 발판 삼아 누구보다 열심히, 부지런히 노력을 했다.


노력의 산물은 작은 성과들이 되고, 그 작은 성과들이 모여 눈에 띄는 큰 성과가 되었다.


다시 만나게 된 그들에게 과거의 일로 트집 잡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작한다고 할 때부터 잘될 줄 알았어 우리 예상이 맞다니까~ 축하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들의 이중성에 동조하고 싶지 않아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그거 아세요? 고속도로에 차가 많으면 오히려 국도가 빠를 때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뭐 저는 좀 늦어도 가고 싶은 길로 가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그들은 잠시 뒤에 한 명이 입을 막고, 한 명은 혹시..라고 운을 뗐으며, 다른 한 사람은 오해야!라고 말을 했다.


"알아요 내가 걱정돼서 그렇게 생각했던 거 이해해요."라며 넘어가듯 이야기했고 그들은 나의 눈치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불편한 자리를 떠났다.


그 후에 모두 나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내용은 대략 미안하다거나, 네가 걱정돼서 그랬다거나 하는 뻔한 말이었고 나 역시도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는 뻔한 답을 했다. 




고속도로로 달리면 잘 닦여진 길로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내가 국도를 택한 이유는 조금 늦더라도

쉬고 싶을 땐 쉬어가며 가고 싶은 길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를 중요시해 빠른 목표 도달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는 결과로 가는 그 사이의 행복들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국도를 선택했다.


여전히 나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고,

어쩌면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겠지만 내 삶은 너무 행복하다.


가끔 방지턱을 만나 덜컹 거리는 경우는 있지만

그 일로 멈추거나 좌절하지는 않는다.


즐기면서 사는 것 또한 책임은 따르고

이것 또한 나의 결정이기에 나는 나를 믿고

그에 따른 노력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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