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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a Oct 07. 2020

방황의 끝자락

재미있게 사는 것이 뭐라고

낙엽만 떨어져도 웃었던 시기는 한참 지난 삼십 대

즐거움과 재미보다는 허탈함과 헛헛함이 더 익숙해졌다.


꾸준히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 나는 많은 것을 해보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치를 올리려 애썼지만 

뿌듯함과 즐거움과 기쁨도 잠시,

다시 찾아오는 허탈함이 나를 짓눌렀다.


그런 감정이 익숙해지면 좋았으련만

끝없이 재미를 찾고 기쁨을 찾을수록

나의 감정은 더 피폐해졌다.


바쁘게 지내보라는 말에 바쁘게 지내면

피곤함이 더해질 뿐이었다.


'사는 게 재미없다'라는 

주제넘은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 일까

누리는 모든 일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일까

크나큰 일들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고

더 이상 재미를 찾는 나는 없었다.


당연시했던 모든 것들이 특별해졌고

평온한 일상이 행복했다.


나의 옆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찼다.


왜 나는 그토록 소중한 시간들을

왜 그토록 방황만 했던 것일까 후회도 했지만

방황의 시간이 있었기에 얻는 것도 충분히 있음에 위로되었다.


하지만 나처럼 방황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짧은 방황을 추천하고 싶다.


방황하기에 인생은 아름답고 생은 길지 않기에 뜻깊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거나 세상에 내 편이 아무도 없어도

돌아보면 누군가는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말없이 나의 옆에 있어준다.


설령 아무도 없다 한들 손 끝을 스치는 온기만으로도

옷깃을 스쳐가는 바람만으로도

나와 당신의 생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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