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름표
삼일 밤낮을 정성껏 다듬은 문장을 조심스레 꺼내 놓았습니다.
마음 깊은 곳, 아무도 알지 못했던 상처를
조심스럽게 단어 사이에 숨겨 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상처는 낯선 입술을 타고 여기저기 흘러나왔습니다.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른 채,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른 채,
그 문장은 어느새 다른 이들의 것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종이 속 글귀는 분명 내 것인데
거울에 비친 글귀는 내 것이 아니라고 하네요.
나는 멍하니 거울 속 문장을 바라봅니다.
잃어버린 문장을 되찾을 순 없지만
다음엔 내 손에서 쉽게 흘러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비워진 마음을 붙잡고
종이에 새로운 문장을 써내려 갑니다.
이번엔 거울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흔적을 남기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