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또 말썽이다.
주말 동안 오른쪽 잇몸이 퉁퉁 붓고 통증이 심해져
잘 쓰지 않던 왼쪽으로 밥을 먹었다.
소염제 먹어도 영 약발이 들지 않으니 아무래도 치과에 가봐야겠다.
작년에 왼쪽 이 몇 개를 뽑고 씌우는 대공사 하느라 지겹게 다녔는데... 또 고생길이다.
자동차도 말썽이다.
분명히 작년에 거금을 들여 이것저것 갈고닦고 조였는데
얼마 전 장거리 주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는데 갑자기 시동이 툭 꺼졌다.
서비스센터에 가 보니
배터리 단자 부분에 하얗게 녹이 슬었다고 한다.
10년 됐지만 주행거리가 10만 킬로 수준이라
몇 년은 더 쌩쌩할 거라 믿었는데... 아니었다.
'사람이던 차던
오래되면 여기저기 고장 나는 게 당연한 거야
어쩌겠어, 고쳐 쓰며 살아야지'
하며 그냥 넘어가려는데 왠지 서글퍼진다.
동네 여기저기 피기 시작한 꽃들이
자긴 청춘이라고 뽐을 낸다.
비가 온 뒤 일교차가 좀 나는가 싶었는데
그새 봄이 왔나 보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가 앞장서고
목련과 벚꽃이 곧 따라나설 기세로 꽃망울이 탱탱하다.
'봄(春)'의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단다.
1. 따스함을 상징하는 불(火)~오다 -> 블옴 -> 봄
2. 눈으로 ~보다 -> 봄
영어로는 튀어 오른다는 뜻을 지닌 'Spring'이니까
결국 종합해 보면
날이 따뜻해져 여기저기 볼게 많아지니
신나서 뛰어다니며 논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계절의 주인은 건강한 젊은 세대들이겠지.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다.
영화 <은교>의 명대사 한 줄을 떠올리며
다시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아프니까 중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