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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족이 좋다
27화
그녀는 전생에 모기였다
다음 생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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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형
Aug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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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
다리에 한방 물리고 잠을 청했지만
귓가를 스치는 그 섬뜩한 소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일어나 불을 켜고
밝아진 눈을 잠시 껌벅거리고 나니
천장에 닌자처럼 붙어있는 모기가 보인다.
(너 죽었다.)
가까이에 놓인 책을 집어 들고
살기에 가득 차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곁에서 자고 있던 짱이가 득달같이 달려와
발밑에서 뛰어오르며 짖기 시작한다.
순간, 모기는 달아나 버리고
내가 사냥을 포기하고 나서야 그녀는 다시 조용해진다.
매번 이런 식이다.
순둥이 그녀는 도대체 왜 돌변하는 걸까?
"비폭력주의자라 그래"
그녀의 아이덴티티를 '검은 양'으로 만들어버린
아내의 변호도 그럴 듯 하지만,
나는 그녀가 분명
전생(前生)에 모기였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동족을 지키는 강한 여전사였으리라.
임무를 마친 그녀가
편안해진 얼굴로 다시 잔다.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전생의 모기가 공을 세워
이번 생에 반려견이 되었듯이
우리 가족으로서
십여 년 희로애락을 나눈 그녀가
꼭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믿는다.
그때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남의 피를 너무 많이 빨아
몸이 무거워 잘 날지도 못하다가 한방에 훅 가버리는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모기는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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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작가 연습생입니다. * 문화잡지 <쿨투라> 병오년 1월호에 제 글 '나의 로시난테에게'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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