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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놀이

늦가을을 즐기는 쉬운 방법

by 본드형
넣어둬 넣어둬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선 동네 산책길,

아내가 떨어지는 낙엽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간신히 하나를 낚아채 의기양양해 다가온다.


"행운을 가져다준대~"


내 윗주머니에 꽂아주며

즐거워한다.


잠시 후

바람이 불어 남은 낙엽들이 눈처럼 한바탕 쏟아지자

그녀는 떨어지는 돈다발이라도 본 듯

또다시 팔을 벌리며 달려간다.


늦가을이 되면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하며

마음이 심란해지고 울적해지기 마련인데...


내 아내는 아직도 소녀가 남아

낙엽과 노닌다.




언젠가는 꼭

불멍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낙엽 태울 수 있는 커다란 아궁이가 달린 집을

지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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