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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Nov 07. 2023

낙엽 놀이

늦가을을 즐기는 쉬운 방법

넣어둬 넣어둬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선 동네 산책길,

아내가 떨어지는 낙엽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간신히 하나를 낚아채 의기양양해 다가온다.


"행운을 가져다준대~"


윗주머니에 꽂아주며

즐거워한다.


잠시 후

바람이 불어 남은 낙엽들이 눈처럼 한바탕 쏟아지자

그녀는 떨어지는 돈다발이라도 본 듯

또다시 팔을 벌리며 달려간다.


늦가을이 되면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하며

마음이 심란해지고 울적해지기 마련인데...


내 아내는 아직도 소녀가 남아

낙엽과 노닌다.




언젠가는 꼭

불멍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낙엽 태울 수 있는 커다란 아궁이가 달린 집을

지어줘야겠다.


https://brunch.co.kr/@jsbondkim/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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