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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Nov 16. 2023

첫눈 그리고 국화

스테이 경험하기 4

첫눈


어제, 숫가 풍경을 보며

음주 목욕을 늘어지게 즐긴 탓일까... 푹 잤다.


발가락을 꼼지락대며 침대에서 뒹굴 거리는데

점점 밝아오는 아침 창 밖이 수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 산책을 가니 뭔가 내린다.


첫눈이다. 

진짜 겨울의 시작다.


눈은 잠깐 내리고 그쳤지만

그 순간 방명록에 영원히 남기기로 했다.




조식을 먹는데

마음 넉넉한 주인아주머니가 다가와

인근에 꼭 가봐야 할 몇 군데 추천해 주셨다.


바다 물때가 맞아야 들어간다는 신비로운 간월암,

대하가 한창이라는 남당항,

핑크뮬리가 예쁜 청산수목원 등등


그중에서

아내는 서산 국화축제를 보러 자고 했다.


아침 첫눈은 반가웠지만

밀려 떠나는 가을이 못내 아쉬웠던가 보다.


그리고 국화


주말이라

사람들과 차량들로 입구부터 북적였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노랗게 펼쳐진 국화 꽃밭만 보인다.


축제 마지막 날이

마침 꽃을 따 갈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신이 난 아내는

어느새 금방 바구니 한가득을 채우고 돌아와

반쯤 찬 내 바구니와 바꾸어 가 버린다.


진한 국화꽃 향기가 가득하다.




이 국화처럼

올 가을도 다시 긴 여행을 떠나지만

우리만의 로 남아 겨울 내내  기를 품으리라.


스테이 여행 여기가 끝이.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가지만

꽃밭에서 환하게 웃던 아내의 모습과 함께

내 기억 깊숙이 머물 듯싶다.


언젠가 웃으며 다시 꺼내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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