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한 사람의 생로병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짱이는 그랬다.
태어나자마자 아직 대소변을 못 가릴 때부터
병이 들어 다시 대소변을 못 가릴 때까지
그녀의 일생을 옆에서 함께 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아무리 못난 사람도
백발노인이 되면 갓난아기 때처럼 다 똑같아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늙어 병들고 약해지면
젊었을 때 가졌던 돈도 외모도 명예도
다 부질없어진다는 말이란 걸 이제는 알겠다.
짱이는 마지막 한 달 동안
제대로 먹지도, 걷지도, 싸지도 못했다.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밤마다 괴로워 울부짖는 날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데려오자마자
아내와 내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천천히
고된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보내는 화장터에서
그녀의 15년 생을 담은 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을 보며 아내가 말했다.
반려견은 네발 달린 스승이래
인간의 삶도
처음과 끝이 결국 같다는 걸 가르쳐주거든...
우리 가족이 함께 건강할 때 자주 찾던
벚꽃나무 아래
그녀를 묻고 비석을 세워 주었다.
눈부신 봄날처럼
다시 태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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