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에 왔다.
30년 넘는 서울살이 동안 처음이다.
종로3가역에 내려
귀금속 골목을 지나자마자 바로인 이곳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지만
막상 와보니,
수백 년 된 커다란 고목들 사이로
고즈넉한 산책길이 나 있는 도심 속 공원에 가깝다.
태조에서 순종까지 오백 년 동안
금수저로 태어나
부러울 게 없는 환경에서 자라
최고의 부와 권력을 누리는 왕의 삶이었지만
궁 안에 갇혀 엄격한 법도를 지키며
한 개인으로서 자유의 삶을 포기해야 했던 그들은
죽는 순간,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쉬웠을까
두려웠을까
아니면... 후련했을까
멋진 배우 유태오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삶의 끝인 죽음에서
삶은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