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을 높이는 법

영원히 머무르기

by 유월

그녀는 집에 머물기를 좋아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은 집에 있었으니까. 집 밖에 나가면 집의 모든 것들이 실망할 것이라며 귀여운 핑계를 일삼곤 했다.
특히 겨울은 그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긴 계절이었다. 따뜻한 매트 위에서 잠을 청하고 나면 이불밖으로 나가질 못했다.
보일러를 틀지 않고 매트로만 체온을 높이던 그녀는. 아침 서늘한 공기에 코가 시려 이불을 당겨 올렸고. 적당히 달궈진 이불의 온기에 겨울을 느끼곤 했다. 매트 온도는 그닥 높지 않았지만, 얇은 이불을 켜켜이 쌓아 올려 그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러 가기 위한 외출을 했다. 집에 머물길 좋아하는 그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사랑하는 건, 다 집에 머무는데...'

그도 함께 머무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결혼을 왜 하는 건지 그게 참 궁금했었는데. 결혼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이며, 다짐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입김이 후 나오는 겨울, 그녀는 그의 거울이 춥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도리를 챙겼다.

"춥죠? 목도리라도 했음 해서요. 항상 춥게 입는 것 같아."

그는 매번 두터운 옷 두어 개를 걸쳐 입고 다녔다. 조금만 날이 더워지면 저 두꺼운 외투를 벗어야 할 텐데. 그러면 또 무척 추워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하던 그녀였기에 그런 말을 건넸다. 그는 부끄러워하며 조금 웃어 보였다. 그녀는 그런 미소에 답하듯 그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고마워요."

"올 겨울은 유독 빨리 온대요. 무척 춥다고."

"그때마다 목도리를 해줄 거잖아요."

"맨날 같이 있는다고 안 해줬는데, 저는."

그녀의 장난에 툴툴거리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손을 잡아 보인다.

"대신 손을 잡아줄게요."

오늘은 이대로 보내고 싶지가 않은데. 그녀는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어떤 말로 그에게 전하면 좋을까.

"있잖아요."

"네, 말해봐요."

함께한 날이 수없는데도 괜히 볼이 빨개지곤 한다. 오래 고민하니 입김이 후 길게 내뱉어진다. 그녀는 고민 끝에 깍지를 잡아 낀다. 추운 찬 겨울공기에 볼은 붉게 물들고. 그를 잡은 손이 조금 떨려오는 것도 같았다.

"오늘 너무 추워요"

정적이 남고, 뒤이어 내뱉은 말.

"혼, 자... 못 가겠어요"

-
두꺼운 외투를 고이 걸고. 얇디얇은 옷을 입은 그녀는 추위에도 한 겹조차 벗어내지 않는다. 그가 안아주며 되려 물어보는데도 그녀는 그저 웃는다.

"이렇게 안아도 체온이 느껴져?"

"체온이... 뜨겁죠."

찬 공기를 뒤로 하고 그녀가 사랑하는 공간에 돌아오니 다시금 열감이 볼에 피어오른다. 심장 박동도 빨리 뛰니 입 밖으로 심장이 나갈 것 같단 말을 이해할 것도 같다.
침상에 같이 누워 바라보니 그것이 더 떨리는 일이 된다. 숨결 닿는 거리는 뜨겁다.

"난 내가 사랑하는 게 곁에 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함께 할 텐데."

팔을 베고 누워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매트 온도는 그리 높지 않다. 얇게 켜켜이 쌓아 올린 이불 여러 겹. 켜켜이 맞닿은 신체. 가장 뜨겁게 맞닿은 눈. 올 겨울은 춥지 않을 것 같아서. 섞이는 숨결, 맞닿은 모든 곳이 뜨겁게 달아올라서. 손을 잡는다, 그리고 뜨거운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