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우암정에는 고요가 내려앉는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도랑물 소리에 마음이 잦아든다.
물이 말라 있던 연못은 가득 차올라, 마치 오래 기다렸던 숨결을 다시 들이마신 듯하다.
연못 위로 나뭇잎이 반짝이고, 그 너머로 하늘이 일렁인다.
금방이라도 붕어 한 마리 튀어 오를 것 같은 그 풍경을 나는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눈으로만 간직하기엔 아까운 풍경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핸드폰을 꺼내 연못을 담았다.
하지만 결국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게 있다. 그건, 그 자리에 있던 ‘마음’이다.
그 시간, 그 바람, 그리고 그 고요한 느낌. 화면에는 비치지 않지만, 마음에는 선명히 남는다.
화살은 언젠가 내 손을 떠난다. 표적은 멀리 있다. 하지만 활은 늘 내 곁에 있다.
그러니 나는 활을 아끼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활도 쉼이 필요하다.
늘 팽팽한 긴장 속에 있는 활은 힘을 잃는다.
한동안 그대로 놓아두고, 무위無爲의 시간을 허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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