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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소나 Mar 27. 2024

야생력 끝판왕! 돌단풍

야생화에 감성을 터치하다





돌단풍은 이른 초봄, 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을 피운다. 사람으로 치면 성질이 좀 급한 편이다. 어느 주택가 돌담 아래나 물가의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데 운이 좋으면(?) 무심하게 길을 걷다가 소복하게 모여있는 돌단풍을 즐겨 볼 수 있다. 장미목에 속하며 잎의 모양이 단풍잎과 비슷하다. 그래서 돌단풍인 것 같다. 돌나리라고 해서 이름이 두 가지다. 돌아이(?) 아니고 돌나리라는 것에 유의하자. (ㅋㅋㅋ)


돌단풍!

이 아이는 너무 잘 자라고 잘 번져서 다른 꽃이 사는 땅을 침범한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봄을 맞아 새로운 꽃을 심으려고 할 때, 제거 대상 1~3호 속에 꼭 든다. 그런데, 이 돌단풍은 뽑아서 던져도 여간해서 죽지 않고 그 자리에 또 뿌리를 내린다. 흙이 아주 새 눈곱만큼만 붙어 있어도 살아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돌단풍을 누군가에서 한 뿌리만 얻었어도 그냥 돌 틈에 끼워만 놓아도 산다. 정원을 돌볼 시간이 없거나 초보 정원꾼이라면 이 아이 몇 뿌리만 심어도 가을까지 풍성한 초록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우리 입과 몸에도 유익하다. 여린 잎과 줄기는 나물로 무쳐 먹으면 일품요리가 되기 때문이다.

 



야생화는 땅에 심어만 두어도 잘 자라는 아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원하는 모양을 얻어내고 자신의 공간에서 감상하기 위래서 위해서 크기를 제한하기도 한다. 야생화를 길들이는 것이라 하겠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야생화의 타고난 기질이다.


야생화는 이름 그대로 야생성이 매우 강하다. 즉, 자기의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려고 한다. 사람으로 치면 타고난 속성과 기질이다. 그래서 좀처럼 양보하거나 타협하려고 들지 않는다. 심지어 주변 식물에게는 어떤 해를 끼칠지라도 자신만의 영역을 무조건적으로 확보하려고 한다. 마치 그 행동이 ‘너야 죽거나 말거나, 나는 내 갈 길 간다’이다. 어찌 보면 식물임에도 동물적인 기질이 매우 강하다.


때문에 야생화는 길가, 들판, 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듯이 거기서 활개를 치는 것 같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이 보기에 야생화는 자연 속에 묻혀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수많은 야생화 중 희귀종 야생화 즉 명품 야생화로 불리는 것은 모두 사람들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가꾸어 만들어낸  것들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야생화가 명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야생화가 가진 본연의 성질 곧 야생성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후, 비로소 길가에 흔하게 아무나 볼 수 있던 야생화 하나가 누구나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희귀한 명품 야생화가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석부작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세상살이 어떤 관계와 일이든 자기가 타고난 속성과 기질을 다 부리며 살 수 있을까!  수많은 만남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얼마나 자신을 깨부수고, 모양내고, 다듬어 광내는 작업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힘내서, 조금만 더 도전하고, 조금만 더 버텨낸다면 이것도 내가 타고난 야생성을 통제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나를 작업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 비로소!” 명품이 되고 내가 하는 일이 명작이 될 것이라고 믿어 보자!


르네상스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비드 상을 떠올려 보자. 작가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돌을 찾으러 떠났을 것이다. 그렇게 찾은 돌덩이에 머릿속으로 스케치를 하고 연필로 아주 살짝이 밑그림을 그렸을지도 모른다. 다음은 과감하게 큰 덩어리로 깨부수었을 것이고 그 돌을 다듬고 마지막으로 광을 내는 작업을 했을 것이다. 그렇겐 다비드상은 완성되었다.


오롯이! 3년이란 시간 동안 찾고, 부수고, 다듬고, 광을 내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그렇다.

누구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되려면 최소한 4계절은 함께 보내야 되지 않겠는가.

어떤 일을 시작하든 프로나 달인이 되려면 최소한 3년은 한 번 버텨봐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이 작은 돌단풍이 자기를 다 버리고 석부작에서 다시 꽃 피우는 것을 보면서

“인생은 내가 생각한 시간보다 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를 일깨우며

오늘도 명품 작가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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