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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소나 Apr 24. 2024

연잎양귀비앵초, 결국은 피우는 인생꽃!

야생화와 개똥철학

연잎양귀비앵초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중국 장백산 일원이 원산으로 숲이나 길가 계곡 주변 1,400~ 1,800m 고지에 서식한다. 잎사귀가 연잎을 닮아서 연잎양귀비로 불린다. 다른 이름으로는 백두산연잎양귀비, 백두산앵초, 아편앵초, 미국앵초, 근혈초, 혈수초로도 불린다. 연잎양귀비 앵초는 유독식물이다. 전호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설사, 혈변, 색전증, 타박상, 뱀에 물린데 치료제로 사용한다.


이 아이는 이름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양귀비와 아편이 붙은 이름이 특이하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꽃을 바라보면 잘 알 수 있다. 아편은 마약이고 양귀비는 중국 4대 미녀의 직함이니 그 이름이 붙여진 데는 이 아이의 고혹적인 자태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불멍, 물멍이 힐링이 되는 것처럼 이 아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연잎양귀비) 꽃멍이 절로 된다. 꽃멍을 부르는 연잎양귀비앵초!





사진 출처 ㅡ블로그 자연과 함께

연잎양귀비앵초는 스스로 죽고 스스로 살아난다. 연중 휴면을 위해서 몇 개월씩 땅 속으로 사라진다. 줄기며 꽃 모두 흔적도 없이 녹아버리기 때문에 이 아이를 심은 곳에 표시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초보 주인들은 식물의 휴면에 익숙하지 않아서 자칫 죽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조용히 사라지다 보니 그야말로 준비 없는 이별이다. 그러나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불쑥 찾아와서 반가움이 배가 되는 꽃이다. 


연잎양귀비앵초 꽃은 순수하면서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고혹적이다. 그런데 야생화인데도 야생화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보통 야생화는 야생성이 뛰어나서 키우기가 쉬운 편인데 이 아이는 다소 까다로워 보인다. 먼저, 이 꽃은 햇빛에 매우 약해서 햇빛에 정면으로 노출되면 꽃잎이 타 버린다. 그래서 꼭 음지에 심어서 눈으로 즐겨야 한다. 많은 물도 좋아하지 않아서 특별히 물을 더 주는 애정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오래 사귀어 알고 보면 이 아이 성격을 알 수 있다. 함께 몇 해 살아보면 생각보다 착한 아이인 것을 알게 된다. 이 아이는 나무 아래 음지, 습한 곳이면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심어 두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조금은 무심한 듯! 그대로 두면 혼자 잘 성장하고 잘 번식하기 한다. 주인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믿고, 기다리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자신을 드러내어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잎양귀비 앵초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소위 음지 즉 그늘 아래에서 살아야 행복한 사람도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자리에서 오래오래 머물며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 속에서 어여쁜 인생의 성공 즉 인생꽃을 피워내는 인생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혹시, 이 연잎양귀비 앵초를 바라보며 인생을 좀 먼저 살았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인 양 지침이라며 다그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자신 보다 더 어리고 젊고 직장에서 저 아래 직급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자신을 돌아보자. 마찬가지로 부모라면 자녀들에게 지금 남보다 조금 뒤처졌다고 쉬이 판단해서 상처가 되는 말을 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 보자. 게다가 자신의 삶을 강요하거나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구하는 일은 없는지도...


기억하자! 그들은 조금 천천히, 더 깊이 앞으로 나아갈 뿐! 꽃을 피우지 못하는 인생이 아니다. 단, 햇빛 보다 더 그늘이 좋아서 좀 더디게 움직일 뿐이다. 우리는 그런 누군가에게 자신만의 시간에 따라 꿋꿋한 자생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고 기다려 주자! 그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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