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다 문득
주고받은 시간들이
둥둥 머리를 떠다니면.
오래전 잊혀진
싸우던 웃던 떠나던
따뜻한 손의 네가
생각이 난다.
창밖을 보다 문득
바람이 아가의
머리카락을 흩트리면.
언젠가 나를 기억한
나는 알지 못한
그래서 마지막 손을
흔들어 줄 수 없었던
까만 피부의 네가
살랑살랑 흘러간다.
보고 싶은 것도
만나려는 마음도
재촉하는 발끝마저도
찾아오다 흐지부지.
마주한들 웃으며
사랑하는 내 딸의
사진을 맘껏 뽐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어디선가 잘 살겠지
허망하게 먼저 가지는
않았겠지라는 바람 같은
무심함으로 구겨진다.
엄마! 하는 음률에
꼬리를 남기지 않고
흩어져도 싱글벙글
방글방글 하하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