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0.
축축히 젖어드는
꽃잎이 한없이 처량하다.
얼룩덜룩 비가 주는
선물은 전혀 반갑지가 않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다.
그래서 알지를 못한다.
바삭바삭 마르길 바랬던
그 간절한 마음을.
가루가 되어 먼지처럼 날아가
누군가의 호흡속에서
다시한번 살아 갈
그 거친 욕설을 갈망하다
사라져간 눌린 발자국이 아프다.
이 비가 그치면
모두가 지워버린 기억속에
뿌옇게 남을 흐리멍텅했던
그녀의 눈빛과
푸석하게 말라버린
머리 끝자락에 무심했던
아침이 하루살이 같은 그리움으로
빛날거라고 꽃한송이 목이 떨어지며
유언을 남기다.
바람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