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무리는 해야지
학교장 인수인계(2)
https://brunch.co.kr/@jsmbja/607
위의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다음날 출근해서 바로 현금출납부를 맞췄어요. 당연히 현금출납부와 통장 내역은 정확히 일치했고, 바로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죠. 인수인계서는 전임자가 썼던 서식을 이용했고, 나중에 알아보니 학교마다 기관마다 서식이 다 다르다고 합니다.
인수인계서를 작성하면 이제 잔액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잔액증명서란 현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출근날 통장에 남은 금액이 현금출납부와 맞는지를 은행에서 확인해주는 서류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옛날에는 잔액증명서를 발급받겠다고 공문을 작성해 해당 은행을 수신처로 찍고 결재를 받은 다음 발송 처리를 했었어요. 그리고 그 공문을 출력해서 다시 직인을 찍고 챙겨서 은행에 가서 발급받아 왔었지요. 요새는 인터넷뱅킹에서도 발급이 가능하여 공문을 작성해 내부결재만 받고 발급을 진행하면 됩니다.
순서는 이러합니다.
인터넷뱅킹 "기업"으로 로그인
증명서 조회 - 잔액증명서 클릭
잔액증명서 - 발급 신청 클릭(발급기준일자 / 기관 선택 / 국문 영문 구분 /계좌번호 입력 혹은 조회 후 신청)
잔액증명서 - 발급/재발급 코너에서 출력.
경력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고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인수인계서와 잔액증명서를 같이 내부결재를 맡습니다. 결재가 나면 3부를 출력하는데, 이유는 인수자 1부, 인계자 1부, 입회자 1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인계자는 가시는 교장선생님, 인수자는 오시는 교장선생님, 그리고 입회자는 저, 바로 행정실장입니다.
여기까지 끝나면 이제 일정 조율이 필요합니다.
가시는 교장선생님은 인계를 해주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새로 가시는 학교에서 인수를 받는 입장이기도 해서 학교 간의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조정이 되면 이제 그날을 기다리면 됩니다. 여기서 변수는 보통의 인수인계서와 잔액증명서(간혹 가시는 교장선생님이 근무하신 마지막 달의 현급출납부를 계좌별로 뒤에 첨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같은 경우 서류가 굉장히 많아집니다.)에 도장을 미리 찍느냐 당일날 찍느냐입니다.
정석은 당연히 인수자와 인계자, 입회자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맨 앞장 이름 옆에 도장 찍고 나머지는 다 반으로 접어 간인을 찍는 게 맞으나, 번거로울 수 있으니 간인은 미리 찍어두는 기관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은 정석이 가장 정확하니까요.
며칠이 지나 대망의 인수인계 날이 되었습니다. 며칠 안 봤다고 조금 낯설어진 전임 교장선생님과 며칠 봤다고 조금 익숙해진 교장선생님과의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도장을 다 찍고 인수인계서 서류를 나눠드리면 마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또 하나의 절차! 바로 인수인계 결과보고입니다. 인수인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소속 교육지원청에 보고를 하는 것이지요. 보고까지 하면 진짜 인수인계가 마무리가 됩니다.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학교장 발령
원인행위가 되어있는 지출건은 모조리 지출
(카드 지출 같은 경우 선결제로 처리해도 되고 안 하고 법인카드 잔액 내역을 인수인계서에 작성해도 됨.)
현금출납부 맞추기
인수인계서 작성 및 잔액증명서 발급
인수인계서 및 잔액증명서(현금출납부) 내부결재
일정 조율(인수자와 인계자)
인수인계(인수인계서 확인 후 도장 찍기)
인수인계 결과 교육지원청에 보고
저도 처음 하는 거라 서툴고 허둥대고 했지만 어떻게든 끝나긴 하더라고요. 학교장이 바뀌든 행정실장(출납원)이 바뀌든 관리자가 바뀌는 건 참 번거로운 일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 곳에 계속 근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또한 배운다라는 생각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현직자 혹은 예비 공직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