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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상품의 4가지 검증요소

by 정명훈

"좋은 상품인데 왜 안 팔리죠?"


컨설팅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품질은 진짜 좋아요. 써본 사람들은 다 좋다고 해요. 근데 안 팔려요."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좋은 상품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안 팔립니다.


왜 그럴까요?

"좋은 상품"과 "팔리는 상품"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좋은 상품이 팔리려면 4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 4가지 검증요소를 알려드릴게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이걸 체크하면 실패 확률을 확 낮출 수 있습니다.



검증요소 1: 시장

첫 번째는 시장입니다.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품을 사려는 사람이 충분히 있는가?"

아무리 좋은 상품이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안 팔립니다.


체크해야 할 것들


검색량이 있는가?

네이버 키워드 도구에서 검색량을 확인해보세요. 월 검색량이 1,000건도 안 되면 시장 자체가 작은 겁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자동급식기"는 월 검색량이 5만 건이 넘습니다. 시장이 있습니다. 반면 "고양이 자동 발톱깎이"는 월 검색량이 100건도 안 됩니다. 시장이 없습니다.


경쟁 상품이 있는가?

경쟁 상품이 아예 없으면 조심해야 합니다. "블루오션이다!"가 아니라 "시장이 없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쟁 상품이 너무 많아도 문제입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으려면 확실한 차별점이 필요합니다.

트렌드가 올라가고 있는가?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검색 트렌드를 확인해보세요.

검색량이 올라가고 있으면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내려가고 있으면 죽어가는 시장입니다. 예를 들어, "비건 화장품" 검색량은 5년간 꾸준히 올라갔습니다. 성장 시장입니다. "다이어리" 검색량은 매년 줄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대체되고 있거든요.


실패 사례

친환경 대나무 빨대를 만든 분이 있었습니다. 환경 문제도 해결하고, 품질도 좋았어요.

근데 시장 조사를 안 했습니다.


"대나무 빨대" 검색량이 얼마나 될까요? 월 2,000건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시장도 작고, 경쟁도 치열하고, 가격 경쟁도 안 됩니다. 결국 재고만 쌓였습니다.

상품 만들기 전에 시장부터 확인하셨어야 합니다.



검증요소 2: 가격과 구성

두 번째는 가격과 구성입니다.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인가? 매력적인 구성인가?"


체크해야 할 것들


경쟁 상품 가격대는?

내 상품 카테고리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의 가격대를 조사하세요. 그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스토어에서 "수제 비누"를 검색하면 베스트셀러 가격대가 5,000원~15,000원입니다. 3만원짜리 수제 비누는 이 채널에서 가격 저항이 큽니다.


가격 대비 가치가 느껴지는가?

같은 1만원이라도 "비싸다"고 느끼는 상품이 있고, "싸다"고 느끼는 상품이 있습니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가격보다 높아야 합니다.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패키지를 예쁘게 하거나, 구성을 풍성하게 하거나, 스토리를 입히거나.


구성이 매력적인가?

같은 상품이라도 구성에 따라 매력도가 달라집니다.

핸드크림 1개 15,000원보다, 핸드크림 3개 세트 35,000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개당 가격은 비슷한데, "세트로 사면 이득인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성공 사례

프리미엄 수제 잼을 파는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150g 한 병에 12,000원으로 팔았습니다. 반응이 별로였어요.


구성을 바꿨습니다.

150g 3종 세트 (딸기, 블루베리, 무화과) + 예쁜 선물 박스. 가격은 32,000원.


개당 가격은 오히려 살짝 낮아졌는데,

"선물하기 좋겠다",

"세 가지 맛 다 먹어볼 수 있네" 반응이 나왔습니다.

같은 잼인데 구성만 바꿨을 뿐입니다. 매출이 3배 올랐습니다.



검증요소 3: 기능과 기술

세 번째는 기능과 기술입니다.


"경쟁 상품 대비 확실한 차별점이 있는가?"


체크해야 할 것들


USP가 명확한가?

USP는 Unique Selling Point, 즉 "우리 상품만의 차별점"입니다.

"왜 이 상품이어야 해요?"라는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좋은 원료 쓰고,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적당하고..." 이러면 안 됩니다. 모든 상품이 다 하는 말입니다.

"저희 타올은 일반 타올보다 흡수력이 3배 높습니다." "저희 잼은 설탕 대신 국내산 꿀만 사용합니다." "저희 베개는 특허받은 소재로 경추를 받쳐줍니다."

이렇게 딱 꽂히는 한 문장이 있어야 합니다.


증명할 수 있는가?

USP를 주장만 하면 안 됩니다. 증명해야 합니다.

시험성적서, 인증서, 특허, 임상 결과 같은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좋습니다. 없으면 리뷰, 사용 후기, 비교 영상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흡수력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일반 타올이랑 나란히 놓고 물 붓는 영상을 보여주는 게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차별점이 고객에게 의미가 있는가?

기술적으로 대단해도 고객이 관심 없으면 소용없습니다.

"나노 기술 적용"이라고 해도 고객은 "그래서 뭐가 좋은데?"라고 생각합니다. "나노 기술 적용으로 세균 99.9% 제거"라고 해야 "오, 위생적이겠네"라고 느낍니다.

기술을 고객의 언어로 번역해야 합니다.


실패 사례

스마트 텀블러를 개발한 분이 있었습니다. 온도 표시 기능, 앱 연동 기능, LED 조명 기능. 기술은 대단했어요.

근데 안 팔렸습니다.

왜일까요? 고객한테 물어봤습니다.

"텀블러에 그런 기능이 왜 필요해요? 그냥 따뜻하게 오래 유지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고객이 원하는 건 "보온력"이었습니다. 앱 연동 같은 건 필요 없었어요. 오히려 "쓸데없이 비싸 보인다"고 느꼈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기능에 집중해야 합니다.



검증요소 4: 디자인과 트렌드

네 번째는 디자인과 트렌드입니다.

"보기에 사고 싶은가? 지금 트렌드에 맞는가?"


체크해야 할 것들

첫인상이 좋은가?

온라인에서는 썸네일 한 장으로 클릭 여부가 결정됩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진열대 앞을 지나가는 3초 안에 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상품 자체도 예뻐야 하고, 사진도 잘 찍어야 하고, 패키지도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내용물이 좋으니까 괜찮겠지"는 착각입니다. 안 예쁘면 클릭 자체가 안 됩니다.


지금 트렌드에 맞는가?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2~3년 전 디자인은 "옛날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 트렌드를 보세요. 심플한 디자인, 무채색 계열, 친환경 소재 패키지, 감성적인 폰트. 이런 게 요즘 잘 먹힙니다. 올리브영이나 무신사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들의 패키지를 참고하세요. 그게 지금 트렌드입니다.


SNS에 올리고 싶어지는가?

요즘 소비자들은 상품을 사면 인스타그램에 올립니다. "언박싱", "하울", "데일리템 소개" 같은 콘텐츠로요.

내 상품이 SNS에 올라갈 만큼 예쁜가? 사진 찍고 싶어지는가?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됩니다. 고객이 알아서 홍보해줍니다.


성공 사례

비타민 영양제를 파는 분이 있었습니다. 성분은 좋았는데 패키지가 전형적인 "건강기능식품" 느낌이었어요. 흰 바탕에 빨간 글씨, 영양 성분표 나열


매출이 안 나왔습니다.

패키지를 바꿨습니다. 파스텔톤 색상, 심플한 디자인, "오늘도 건강하게"라는 감성 문구. 마치 화장품 같은 느낌으로요.

성분은 그대로입니다. 패키지만 바꿨습니다.

"예뻐서 사진 찍었어요", "화장대에 올려놔도 예쁘네요" 리뷰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이 5배 올랐습니다.



4가지 검증 체크리스트

상품 출시 전에 이걸 체크해보세요.


시장 체크리스트

[ ] 월 검색량이 5,000건 이상인가?

[ ] 경쟁 상품이 적절히 있는가? (너무 없거나 너무 많지 않은가?)

[ ] 검색 트렌드가 상승 중인가?

[ ] 타겟 고객이 명확한가?


가격/구성 체크리스트

[ ] 경쟁 상품 가격대 안에 있는가?

[ ] 가격 대비 가치가 느껴지는가?

[ ] 구성이 매력적인가? (세트, 번들, 한정판 등)

[ ] 채널별로 적정 가격대인가?


기능/기술 체크리스트

[ ] USP가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가?

[ ] 차별점을 증명할 수 있는가? (인증서, 시험성적서, 영상 등)

[ ] 그 차별점이 고객에게 의미 있는가?

[ ] 경쟁 상품 대비 확실히 나은 점이 있는가?


디자인/트렌드 체크리스트

[ ] 첫인상이 좋은가?

[ ] 지금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인가?

[ ] SNS에 올리고 싶어지는 비주얼인가?

[ ] 패키지가 채널과 어울리는가?


4가지 영역에서 각각 3개 이상 체크되어야 합니다. 2개 이하인 영역이 있으면 보완하고 출시하세요.



정리하자면!


첫 번째, 시장 조사부터 하세요.

네이버 키워드 도구, 네이버 데이터랩은 무료입니다. 상품 기획 전에 반드시 검색량과 트렌드를 확인하세요.


두 번째, 경쟁 상품을 직접 사보세요.

잘 팔리는 경쟁 상품 3개를 직접 구매해보세요. 왜 잘 팔리는지, 패키지는 어떤지, 구성은 어떤지 분석하세요. 그게 시장의 정답입니다.


세 번째, USP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세요.

"왜 이 상품이어야 해요?"에 대한 답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안 되면 차별점이 약한 겁니다.


네 번째, 주변에 보여주고 물어보세요.

타겟 고객과 비슷한 사람 10명에게 상품 사진, 가격, 설명을 보여주고 물어보세요. "이거 살 것 같아요?" 솔직한 피드백을 받으세요.



마치며

좋은 상품이 자동으로 팔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시장이 있어야 하고, 가격이 맞아야 하고, 차별점이 있어야 하고, 예뻐야 합니다. 4가지가 다 맞아야 팔립니다. 상품 만들기 전에 4가지를 검증하세요. 만들고 나서 "왜 안 팔리지?"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고객이 지갑 여는 진짜 이유"를 다뤄볼게요. 고객이 왜 사는지, 어떻게 해야 사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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