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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 - 뭐가 다른가?

by 정명훈

"그냥 다 올리면 안 되나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대형마트도 올리고, 온라인도 올리고, 홈쇼핑도 하고, 다 하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채널마다 고객이 다르고, 가격 구조가 다르고, 운영 방식이 다릅니다. 다 하려다가 다 망합니다.

오늘은 주요 유통채널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어떤 상품이 맞는지, 수수료는 어떤지 하나씩 정리해드릴게요. 이걸 알아야 내 상품에 맞는 채널을 고를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농협하나로마트 같은 곳입니다.


특징

넓은 매장에서 식품, 생활용품, 가전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고객은 장보러 옵니다. "필요한 거 사러 왔다"는 목적 구매가 대부분입니다. 주말에 가족 단위로 많이 옵니다. 한 번에 많이 삽니다. 카트 가득 채워서 나갑니다.


어떤 상품이 잘 맞나요?

생필품, 식품, 대용량 상품이 잘 맞습니다.

"매일 쓰는 것", "자주 사는 것", "가성비 좋은 것"을 찾는 고객이 옵니다. 프리미엄 소량 상품보다는 실용적인 대용량 상품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올리브유 500ml 한 병보다 1L 2병 세트가 잘 팔립니다. 핸드크림 1개보다 3개 묶음이 잘 팔립니다.


수수료는?

보통 25~35% 수준입니다. 카테고리마다 다릅니다.

여기에 입점비, 판촉비, 물류비가 추가됩니다. 프로모션 참여하면 추가 비용 나갑니다. 실제로 남는 마진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장점

한 번 입점하면 전국 수백 개 매장에 깔립니다. 대량 판매가 가능합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갑니다. "이마트에서 파는 제품"이라는 신뢰가 생깁니다.


단점

입점이 어렵습니다. 바이어 미팅, 품평회, 테스트 판매 등 과정이 깁니다. 대기업 제품이랑 경쟁해야 합니다. 가격 압박이 심합니다. 재고 관리, 물류 대응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생산 규모가 있고, 가격 경쟁력이 있고, 대량 납품이 가능한 분.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기업에 적합합니다.




백화점

신세계, 현대, 롯데, 갤러리아, AK플라자 같은 곳입니다.


특징

프리미엄 이미지가 핵심입니다.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객은 "좋은 거 사러" 옵니다.

매장 분위기, 서비스, 패키지 전부 고급스러워야 합니다. "싸게 많이 파는" 곳이 아니라 "비싸도 좋은 거 파는" 곳입니다.


어떤 상품이 잘 맞나요?

프리미엄 상품, 선물용 상품, 브랜드 스토리가 있는 상품이 잘 맞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도 됩니다. 오히려 너무 싸면 안 어울립니다. 백화점 고객은 "비싼 만큼 좋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3만원짜리 수제 잼, 5만원짜리 프리미엄 타올, 10만원짜리 선물 세트가 잘 팔립니다.


수수료는?

보통 30~40% 수준입니다. 높습니다.

매장 인테리어 비용, 판매 직원 인건비도 브랜드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진 구조가 탄탄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장점

백화점 입점 자체가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파는 브랜드"라고 하면 달라 보입니다. 고객 충성도가 높습니다. 한번 사면 재구매율이 높습니다.


단점

입점이 매우 어렵습니다. 바이어가 까다롭습니다. 수수료가 높습니다. 매장 운영 비용이 많이 듭니다. 판매 공간이 제한적이라 SKU를 많이 못 넣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분. 마진율이 높은 고가 상품을 파는 분. 브랜드 스토리가 확실한 분.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싶은 분


홈쇼핑

GS홈쇼핑,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같은 곳입니다.


특징

TV나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합니다. 쇼호스트가 10~20분 동안 상품을 설명하고, 그 시간 안에 구매를 유도합니다. "지금 아니면 못 사요", "오늘만 이 가격이에요" 같은 긴급성이 중요합니다. 짧은 시간에 확 설득해야 합니다.


어떤 상품이 잘 맞나요?

시연이 가능한 상품, 차별점이 명확한 상품, 세트 구성이 가능한 상품이 잘 맞습니다.

"이거 보세요, 이렇게 됩니다"라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말로 설명하면 "와, 진짜?"하고 반응이 나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흡수력 좋은 타올을 물에 적셔서 보여주거나, 주름 개선 크림을 한쪽 얼굴에만 발라서 비교하거나, 청소기로 먼지 빨아들이는 걸 보여주는 식입니다.


수수료는?

보통 35~40% 수준입니다. 매우 높습니다.

방송 송출료, 쇼호스트 비용, 콜센터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반품률도 15~30%로 높은 편입니다. 마진 계산 꼼꼼히 해야 합니다.


장점

한 번 방송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매출이 나옵니다. 단기간에 대량 판매가 가능합니다. 방송 자체가 마케팅이 됩니다. "홈쇼핑에서 본 그 제품"이라는 인지도가 생깁니다.


단점

방송 비용이 높습니다. 한 번 방송에 수백만원 듭니다. 방송 시간대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큽니다. 새벽 시간대는 싸지만 효과도 적습니다. 반품률이 높습니다. 재고 부담이 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설명하면 설득력 있는 상품을 가진 분. 생산 규모가 있어서 대량 납품 가능한 분. 세트 구성으로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분. 반품 처리 역량이 있는 분.



온라인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쿠팡, G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같은 곳입니다.


특징

누구나 입점할 수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검색 기반입니다. 고객이 "OO" 검색해서 들어옵니다.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어야 팔립니다. 가격 비교가 쉽습니다. 같은 상품이면 더 싼 곳에서 삽니다.


어떤 상품이 잘 맞나요?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 검색 수요가 있는 상품, 리뷰로 승부할 수 있는 상품이 잘 맞습니다.

"OO 추천", "OO 순위" 검색했을 때 내 상품이 나와야 합니다. 리뷰 많고 평점 좋으면 선택받습니다.

프리미엄 상품, 설명이 필요한 상품, 스토리가 중요한 상품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팔기 어렵습니다.


수수료는?

스마트스토어는 56% 수준입니다. 가장 낮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는 1015% 수준입니다. G마켓, 11번가는 12~15% 수준입니다. 수수료는 낮지만 광고비가 많이 듭니다. 상위 노출 되려면 광고 태워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20~30%는 마케팅 비용으로 나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장점

진입이 쉽습니다. 오늘 가입해서 내일 팔 수 있습니다. 전국, 전 세계 고객에게 팔 수 있습니다. 24시간 운영됩니다. 데이터 분석이 가능합니다.


단점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같은 상품 수천 개가 있습니다. 광고비 경쟁이 심합니다. 가격 경쟁에 말리면 마진이 안 남습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습니다. 오늘 내 상품 산 고객이 내일은 경쟁사 상품 삽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분. 마케팅, 상세페이지, SEO에 자신 있는 분. 리뷰 관리 열심히 할 수 있는 분. 처음 시작하는 분(테스트용으로 좋습니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같은 곳입니다. 요즘은 올리브영이 압도적입니다.


특징

뷰티, 헬스, 생활용품 중심입니다. 2030 여성이 주요 고객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합니다.

"요즘 뜨는 거", "올영 픽", "랭킹 1위" 같은 게 구매를 결정합니다. SNS 바이럴이 중요합니다.


어떤 상품이 잘 맞나요?

화장품, 스킨케어,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식품, 트렌디한 생활용품이 잘 맞습니다. 예쁘고, 트렌디하고, SNS에서 화제가 될 만한 상품이 좋습니다. "올리브영에서 샀어"라고 인스타에 올릴 수 있는 상품이요. 가격대는 중저가가 메인입니다. 너무 비싸면 안 됩니다. 대부분 5,000원~30,000원 사이입니다.


수수료는?

보통 35~40% 수준입니다. 높은 편입니다.

프로모션 참여, 매대 위치 확보 등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장점

2030 여성에게 직접 닿을 수 있습니다. 올리브영 입점 자체가 마케팅입니다. "올영 입점템"이라고 하면 신뢰가 생깁니다. 매장 수가 많아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단점

입점이 어렵습니다. 바이어 설득이 쉽지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합니다. 같은 카테고리에 유명 브랜드가 많습니다. 프로모션 경쟁이 심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뷰티/헬스 카테고리 상품을 가진 분. 2030 여성 타겟인 분.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분. SNS 마케팅 역량이 있는 분



채널 선택 가이드

어떤 채널을 선택해야 할지 헷갈리시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 대형마트, 쿠팡, 오픈마켓


프리미엄/고급 이미지가 중요하다 → 백화점, 마켓컬리


설명이 필요한 상품이다 →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트렌디하고 예쁜 상품이다 → 올리브영, 무신사


일단 시작해보고 싶다 → 스마트스토어, 자사몰



오늘의 꿀팁!

첫 번째, 한 채널에 집중하세요.

처음부터 여러 채널 하지 마세요. 한 채널에서 자리 잡은 후에 확장하세요.


두 번째, 채널별 베스트셀러를 분석하세요.

가고 싶은 채널에서 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를 10개 분석해보세요. 가격대, 구성, 패키지, 상품명, 리뷰를 보세요. 그게 그 채널의 정답입니다.


세 번째, 수수료만 보지 마세요.

수수료 낮은 채널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광고비, 물류비, 인건비까지 다 계산해야 합니다. 최종 마진이 얼마인지가 중요합니다.


네 번째, 채널에 맞게 상품을 조정하세요.

같은 상품이라도 채널에 따라 구성, 가격, 패키지를 다르게 가져가야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채널은 단순히 "파는 곳"이 아닙니다. 채널은 내 고객이 있는 곳이고, 내 가격을 결정하는 곳이고, 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곳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팔면 "가성비 브랜드"가 됩니다. 백화점에서 팔면 "프리미엄 브랜드"가 됩니다. 올리브영에서 팔면 "트렌디한 브랜드"가 됩니다.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채널을 선택하세요.


다음 화에서는 "팔리는 상품의 4가지 검증요소"를 다뤄볼게요. 상품이 시장에서 팔리려면 갖춰야 할 조건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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