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눈이 내린다
한 방울, 두 방울
텀을 두고 밍기적거리며
눈을 비비고 집중하고 보아야 눈송이가 보인다
아니구나
눈 텀 사이로 비가 내리고 있는 거였다
바람에 행인들의 우산이 일그러지니
맘까지 시리겠구나
삼월이라니...
제야의 종소리에 다짐했던 일들이
무색하기만 하다
빠른 시간이 야속하기보다
그 속도에 무딘 칼 같은 내 몸이 야속한 것이리라
젖은 나무에 불을 지피듯
쳐지는 감정을 사려 본다
강박이 짙다
이러다 맥없이 반년이 후딱 가버리고, 자책하다 세모를 맞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 앞에 나를 뒤로 미뤄 놓는 일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숨 고르기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가는 겨울에 몸서리치며 내리는 눈이 애처롭기만 한 날
나는 숫돌 위에 올려진 칼날에 물을 뿌리며
들숨과 날숨으로 공들여 정도를 한다
잘 연마된 칼은 무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