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소유(所有)의 끝

by 캘리그래피 석산

경제적인 측면에서 ‘소유(所有)’는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외계의 물자에 대한 지배 또는 근본적으로 사람과 물자와의 관계를 말한다.’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는 자연과 사람 관계와의 측면을 비교해 소유의 개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봄이 오면 대지에 많은 봄꽃들이 형형색색 피어난다. 크고 작은 꽃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앞 다퉈 뽐낸다. 산과 들판은 많은 꽃들이 곱게 자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 뿌리가 대지(大地)의 몸속을 파고들어도 아프다고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계절이 바뀌고 새로운 꽃들이 피고 져도 대지는 꽃들이 마음껏 자랄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다. 꽃이 바람에 날려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잡아두려 애쓰지 않는다. 소유하려 하지 않기에 대지는 언제나 많은 꽃들로 가득 차고 풍요롭다.


이렇듯 자연은 생이불유(生而不有: 낳고 기르되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의 철학을 지켜 나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가? 오로지 사람만이 소유의 탐욕으로 다툼의 여지를 남긴다. 자식도 자신의 뜻을 따르는 소유물이어야 한다. 단체나 조직을 하나 만들어도 내 것이라고 텃세를 부린다. 필요한 것을 넘어선 과도한 소유의 집착은 불행과 비극의 종말을 알린다.


사마귀는 메뚜기를 잡아먹고 사마귀는 까치는 사마귀를 잡아먹는다. 그러나 이것은 살육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먹이사슬에 불과하다. 자연은 필요한 만큼만 가질 뿐이다. 탐욕을 채우기 위해 정복하거나 노략질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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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 불필요한 살생을 하고 과도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강한 자가 약한 자의 재산을 갈취하며 잔인한 전쟁을 벌려 나라를 정복해 식민 하의 전초를 밟아 나간다.


겉으로는 도덕, 윤리를 외치며 속으로는 99개를 가진 자가 1개를 더 채우려고 1개 남은 것 까지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과욕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할 때 실오라기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얼마만큼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얼마만큼 즐기고 베풀었는가가 중요하다. 그저 스스로의 흥을 즐기고 매 순간을 반가이 맞이하고 즐겼던 사람만이 죽음 앞에서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한 사람을 기억해 주고 웃고 눈물지어 준다면 그 사람의 생애는 죽어서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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