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충격파, PRP, 수술, 스테로이드 주사
테니스를 치다가 팔꿈치가 아프다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존스홉킨스 의대는 내(외)측 상과염(골프/테니스 엘보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에 질환을 유발했던 움직임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이다. 증상이 처음 나타났을 때 충분한 휴식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금 아프다 말겠지', 또는 '아플 때 운동을 더 해야 근육(힘줄)이 강화된다고 했어'라는 생각으로 무리하면 손상 부위가 더 커지고 깊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아프기 시작할 때 증상을 잘 캐치해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 병원 진료도 받고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주변의 올바른 조언이다. 많은 테니스 동호인들이 테니스를 치면서 신체 여러 부위에 부상을 달고 산다. 어깨, 발목, 무릎, 팔꿈치, 허리 등등. 도약, 멈춤, 방향 전환, 타격 등 갑작스럽게 큰 힘을 발휘하는 동작이 많은 테니스의 특성 때문에 부상이 많은 것 같다. 게다가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가벼이 여기는 테니스 동호인들의 그릇된 인식이 부상을 키운다. 코트 사용시간보다 20~30분 정도 미리 도착해서 충분히 몸을 풀어주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여기에 선배 동호인들의 잘못된 조언이 한몫 거든다. 아플 때는 쉬어야 하는데, "누구나 다 아픈 거야", "그러다 말아", "괜찮아 치다 보면 안 아파" 등등의 말로 아픈 사람을 쉴 수 없도록 만든다. 아프다고 하면 무조건 쉬게 해 주자.
쉬면서 정형외과의 진단을 받아보자. 세상이 흉흉해서 치료보다는 돈벌이에만 관심을 갖는 의사가 많다. 그러니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과잉진료하지 않는 곳으로 소문난 정형외과를 찾아보자. 의사가 진료 도중, "실손 보험 있으세요?"라고 묻거나, 도수치료부터 체외충격파, 온열치료, 레이저치료 등으로 짜인 코스를 돌리는 정형외과는 패스하자. 나의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는 데 엉덩이와 다리를 주물러주는 건 필요하지 않다.
2025년 우리나라에서 엘보우(내/외 상과염)를 치료하는 첫 번째 방법은 '휴식'이다. 4~6주 정도 통증을 유발하는 어떤 활동도 피하는 방법이다.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전기자극이나 (냉/온) 찜질 등 손상 정도에 따른 물리치료를 하며 통증이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재발을 막기 위한 운동치료로 넘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데, 다시 말하면 손상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재활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의료진의 명확한 진단과 지침이 필요해 보인다.
이 방법으로 차도가 없으면 충격파 치료를 고려한다. 대한견주관절의학회에 따르면 "수개월간 보존적 치료로 낫지 않는 난치성일 경우, 또는 엑스레이상 석회화 건염이 있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라고 한다. 체외충격파는 말 그대로 신체 외부에서 발생시킨 충격파를 손상 부위에 전달시켜 치료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충격파가 손상 부위의 혈류를 늘리고, 손상부위에 미세한 상처를 유발하고 이게 아물면서 손상 부위의 빠른 회복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도 테니스엘보 치료 방법으로 사용된다. 환자 본인의 혈액을 뽑아 원심 분리기에 걸어서 혈소판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혈장을 추출한 뒤에, 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주입된 혈소판이 손상 부위의 치유를 돕는 원리다. 정부의 PRP 시술 급여기준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적절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기능이상 및 통증이 지속되는 내외측 상과염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된다. 그러나 2회로 횟수에 제한이 있고, 시술 간격은 6개월로 정해졌다.
이런 노력이 모두 먹혀들지 않으면 최후 방법으로 수술을 고려한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수술이 잘 권유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한견주관절의학회는 "6개월 이상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지속적인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수술은 손상부위 피부를 절개해 퇴행화된 힘줄을 제거하고 뼈에 다발성 천공술을 시행하여 힘줄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도 실시되고 있다.
가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자고 하는 병원이 있는데, 이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뿐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다. 2~4개월 정도가 지나 약 기운이 빠지면 통증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사이 통증이 없다고 팔을 마구 휘둘러댔다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게다가 자주 맞으면 힘줄이 쪼그라들거나, 피부 색깔 변화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치료법을 알아봤지만,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 입장에선 뭘 선택해야 할지 난감함은 여전하다. 이것저것 해보지 않는 한 나에게 맞는 치료방법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신뢰할만한 의료기관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내 팔꿈치 상태가 어떤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또는 설명해 주도록 질문하고) 과잉진료를 한다는 의심을 사지 않는 의료기관을 찾는 게 좋다. 그리고 충분히 알아본 다음 의료기관을 선택했다면 전적으로 믿으면서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