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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Oct 05. 2019

아빠! 또 물렸어 ~  방콕 모기 피하기

여행 망치는 모기, 어떻게 쫓을까

태국 사람, 서양 사람, 한국 사람. 이렇게 세 명이 한 자리에 앉아 밥을 먹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난 뒤 태국 사람과 서양 사람은 모기에 물리지 않았지만 한국 사람 다리에는 모기 물린 흔적이 여럿 남았습니다.  태국에 사는 동안 더위와 함께 모기가 가장 생활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됐습니다. 오늘은 방콕의 모기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한국에 있을 때는 벌레 물리는 것에 신경을 써본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은 해마다 늦봄이면 방충망을 짜서 창문에 다셨죠. 어른이 된 뒤에는 아파트 창문에 방충망이 기본으로 달려 있어 크게 모기를 신경 써본 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가을바람에 모기 주둥이가 구부러진다"는 말씀을 하셨죠. 따뜻해진 환경 탓에 월동 모기가 있다곤 하지만 한국에선 여름이 지나면 모기들이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태국은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 모기로 인해 전염되는 각종 질병이 심각한 나라입니다. 해마다 수백 명씩 사망자가 나올 정도니까요. 굉장히 유명한 연예인이 뎅기열에 걸려 사망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태국 모기들은 한국 모기와 달리 대낮에도 물고, 실내에서도 뭅니다.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물어 재낀다고 봐야죠. 덕분에 태국 생활 3년 내내 모기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태국 정부가 펼치는 모기 피해 방지 캠페인. 물구덩이를 없애고 모기약을 바르고 모기장을 치자는 내용입니다.


태국에 서식하는 위험한 모기는 크게 4종류라고 합니다. 학질모기(융꼰쁠렁), 집모기(융람칸), 흰 줄 숲 모기(융 라이), 늪 모기(융쓰아)입니다. 한국 모기들이 귓전에서 앵앵거리면서 사전 경고를 하는 편이라면 방콕 모기는 낮이고 밤이고 슬며시 다가와서 빨대를 꽂습니다. 한국에서는 모기에 물리면 가렵고 말았지만 방콕에선 모기에 물리면 가려움을 넘는 짜증이 밀려옵니다.

태국에 서식하는 위험한 모기 4종. 현지 살충제 업체(카야리)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진입니다.


저는 방콕 생활 3년 차에 접어들고 나서야 처음보다 모기에 잘 물리지 않게 됐습니다. 현지인들은 고수 등 향기 나는 풀을 많이 먹어 모기에 덜 물린다고 믿습니다. 실제로 함께 생활하다보면 태국인과 서양인들이 모기에 덜 물리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모기에 더 많이 물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기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끊임없이 움직이기 입니다. 방콕 모기는 대낮에도 뭅니다. 직사광선 아래에선 잘 물지 않지만 약간 그늘진 곳에 가만히 서 있으면 백발백중 모기에 물립니다. 가만히 서있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면서 팔다리를 흔들면 모기가 달라붙지 못합니다. 검은색 남색 등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있으면 모기가 더 잘 달라붙습니다. 땀 냄새가 나는 경우에도 모기 밥이 되기 일쑤입니다.


식당에서는 구석자리보다는 홀 가운데 쪽이 모기에 덜 물립니다. 선풍기 바람이 강하게 틀어져 있는 곳이라면 거의 물리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모기가 선풍기 바람을 뚫고 날아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모기가 달라붙는 찜찜한 느낌이라면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게 좋습니다.  


숙소에선 방충망 닫기, 출입구에 모기향 켜놓기, 뚫려있는 틈새 찾아내서 막기 등이 효과적입니다. 현지인들은 코일형으로 생긴 불 붙이는 모기향을 많이 사용합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가면 각종 모기 기피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프레이형, 스티커형, 옷걸이형, 로션형 등 형태도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태국어로만 사용설명이 적혀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라 아이에게 써도 되는지 찜찜할 때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믿고 쓸 수 있는 뿌리는 모기기피제를 가져와 사용하는 게 더 안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콕 현지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모기기피제. '소펠' 제품. 현지 발음은 '소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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