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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blind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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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삼열 Sep 23. 2023

산책


길이 멈춘 곳에서 

산책이 시작된다     


황량해서 충만하던 

꽃덤불

너머에 네가 있다     


길은 말이 없고 

꽃은 하염없는데

발걸음은

걸음을 잊었다     


황량해서 아름답던

충만해서 두렵던

너와 걷던 길     


길이 멈춘 곳에서 

산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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