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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황보석 옮김


이보다 더 대담하고 엉뚱할 수 없다! 기발한 착상, 숨 가쁜 전개, 툭툭 터져나오는 폭소를 도저히 멈출 수 없다!




내게는 두 번 정도 결혼할 기회가 있었어요


한 번은 열아홉 살 무렵 고향에서 만났던 여자였고

마지막 한 번은 서른 중반쯤에 만났던 서울 여자였죠.


한 여자와는 굳은 언약을 했지만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또 한 여자와는 예술의 전당 앞에서

집안 상견례를 한 후 다시는 만날 수가 없었어요.


저는 이상하게도 결혼 앞에 서면 황급히 도망치기 일수였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모두 나의 문제였죠.


어쩌면 나는 백석의 시처럼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난’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소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와 실제 소설 속 인물인 홀리아 부인(블로그 사진 참조)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총2권)’는 
열여덟 살의 어린 남자와 서른 살의 이혼한 집안 아주머니와의 결혼 대작전을 다룬 소설입니다. 


시시콜콜한 연애 소설 같지만 천방지축으로 전개되는

미션 임파서블 한 이야기 속에 엄청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이것이 이 작가의 특출한 필살기인데요.


소설 형식의 파괴와 창조의 마술사답게

소설 속의 소설들이 화수분처럼 일어나 모자이크 모양으로

무늬를 이루더니 어느 순간 놀라운 이야기가 한 편 뚝딱 만들어져요


때론 당혹스럽지만 작가의 치밀한 연출로

구성된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리오’자신의 자전적 성장을 다룬 소설이지만

진짜 알짜배기 인물은 라디오 방송국 연속극 작가로

등장하는 ‘페드로 카마초’입니다.

나중에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소설 속의 소설은  모두 그의 작품들입니다.


다소 황당무계한 내용이지만 결혼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웃음과 위트가 흘러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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