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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꼬투리 May 22. 2022

테니스 선수는 안 되겠지만...(1)

내 평생 운동이 된 테니스 이야기 

내가 테니스를 친 지는 약 3년 차.

한창 테니스를 배우며 즐거움을 느낄 때다.

서브는 곧 잘 들어가고, 이제는 발리도 꽤 대담하게 한다. 

실력을 차곡차곡 쌓다가, 이 참에 ‘곧’ 아마추어 대회도 나가 볼 생각이다. 

각설하고, 나도 그리 테니스를 오래 친 건 아니고, 또 규칙을 온전히 다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니스를 이제 막 시작한 이들에게 도움 될 만한 몇 가지 노하우를 전한다.

최근에 테니스를 시작해 이것저것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어, 그걸 정리할 겸. 



나는 친구와 함께 2:1 레슨으로 시작했고, 그다음은 그룹레슨이었다. 

중간에 1:1 레슨도 해봤는데 이 모든 수업에 일장일단이 있다. 


2:1 레슨은 사실 그런 맘이었다.

'혼자 가기엔 민망하고, 같은 맘인 친구랑은 할 만할 것 같아!'

시작은 좋았다. 왜 운동이라는 게 가기 싫다가도 친구가 영차 해주면 나도 모르게 끌려가는 거.

초반에는 잘 됐다. 

그런데 둘의 실력 격차가 벌어지면 이거 좀 곤란하다. 

나는 내가 친구보다 조금 아주, 쥐똥만큼 더 잘 치는 상황이었는데

친구는 그 쥐똥이 덤프트럭 바퀴만 하게 느껴졌는데 본인은 영 재미를 못 느끼겠다며 하차(?) 선언을 했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선언에 나 역시 '테니스 이거 재미있는데?'라고 느낄 때쯤 

입맛을 다시며 잠시 테니스 치는 걸 멈췄다. 

그런데 테니스는 진짜 무서운 손맛을 가진 운동이다. 

약 3~4개월 만에 용기 내 다시 테니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혼. 자. 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배우자 싶어 1:1 레슨을 시작했다. 

1:1 레슨은 

모두 예상했겠지만 코치가 나에게만 집중해서 이것저것 알려준다는 이점이 있다. 

초보자들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긴 한데, 

문제는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기복이 있다는 것.


난 1:1 수업을 두 차례 했는데 

한 번은 야외 ㅎㄴ테니스장에서 했고, 한 번은 실내 동네 테니스장에서 했다. 

뭔가 배우긴 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야외 테니스장에서 받는 레슨은 대부분 테니스장이 야외인 것을 고려할 때 코트를 익히는데 용이해서 좋았다. 그러나 테니스장 소속인 코치가 4~50대로 나이대가 있었는데, 다른 코치와 잡담하느라 나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다음 레슨이라도 이어져 있는 날이면 30분 수업에 20분 간은 다음 레슨자에게 말 걸기 바빴다. 마지막 수업에는 동료 코치와 잡담하느라 나의 포핸드도 제대로 봐주지 않아 참다못해 “선생님 저한테 집중 좀 해주세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3개월 등록하고, 이후엔 당연히 재등록하지 않았다.

2021년 가장 뜨거운 여름, 불꽃 테니스 열! 정!

그다음 실내 테니스장에서 배운 개인 레슨이었는데, 남코치와 여 코치가 번갈아 가며 가르쳤다. 

실내 테니스장은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일반 코트의 절반 크기이고,
아카데미에 따라 그보다 더 작기도 하다.
초보에게는 사실 그리 큰 코트가 필요하지도, 또 커버할 수도 없기에 그리 불편하지는 않지만
천장이 낮거나 너무 좁으면 진짜 답답하다.
또한 이 역시 코치의 역량과 성의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 
나는 6개월간 실내에서 개인 레슨을 했는데 백 발리에 영 소질이 없어 보였는지 막판에 코치가 무척 짜증을 냈었다. (내가 님처럼 잘하면 왜 그 비싼 돈을 내고 수업을 듣겠습니까?!)
실내에서 레슨 하는데 한계가 있어서인지 내가 다닌 아카데미는 몇 달에 한 번씩 야외 코트장을 빌려 레슨을 하기도 했다.(당시에 코로나가 극성을 부려 이마저도 그리 자주 하지 못했다)


코치의 짜증 때문에 재등록을 하기 싫던 찰나, 재등록을 하는 마지막 날에 갑자기 너무 친절해진 코치에 되레 반감이 들어 “생각해보겠다”라는 말을 하고 등록을 하지 않았다. 


둘 다 주 1회 30분 1개월 기준 20만 원대였던 걸로 기억한다. 

결론적으로 

1년 미만의 초보라면 1:1은 추천할 만한데, 웬만하면 지인 통해 잘 가르치는 코치라고 소개받아서 하는 걸 권한다. 자칫하면 그냥 볼 넘겨주는 기계와 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룹 레슨은 내가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건데, 거의 20명이 함께 레슨을 받는 걸로 시작했다.
말이 레슨이지 여럿이 테니스 치며, 테니스에 재미를 느끼기 위한 놀이? 게임? 테니스 맛보기와 같았다.
실제로 나는 이 레슨을 통해 게임하는 재미, 규칙 등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거기에다 비슷한 시기에 테니스를 시작한 사람들과 지금까지 함께 테니스 모임을 매주 하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만한 가치가 있다.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됐다!
단, 이것도 오래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테니스를 계속해서 치겠다는 마음이 들 때쯤 개인 레슨을 하거나 이보다 소규모 레슨을 하는 걸 추천한다. 그래야 정교하게 코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소규모 레슨이다.

코치 한 명이 5~6명을 가르치는데 기본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로 묶는다. 
이 레슨의 가장 큰 이점은 게임을 운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포핸드, 백핸드, 포발리, 백 발리 등을 익히지만 정작 이걸 게임에 적용시키지 않는다면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

우리가 선수가 될 정도로 실력은 안되더라도 게임은 칠 수 있어야 하니까. 특히 내가 어느 위치에서 발리를 들어가야 할지, 서브가 들어올 때 어디에 위치하면 좋을지 등은 여럿이 함께 해야 지만 감이 올 수 있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테니스 초보라면 대규모 그룹 레슨을 통해 테니스의 재미를 얻고, 더 열심히 할 동기를 만든다. 그리고 1년 이상 테니스를 치고, 게임도 곧 잘한다면 소규모 그룹 레슨을 추천한다.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겠지만

1 코치(선생님)를 잘 만나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주저 말고, 미안해 말고 다른 사람을 찾길.

2 안돼도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테니스는 개인의 운동센스에 따라 느는 속도가 다르다는 걸 명.심. 

3 오래 하려면 함께 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다음, 함께 테니스 칠 사람이 없어서 여기저기를 방황했던 나의 ‘테니스 방황기’를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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