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의 탄생
어쩌다가 내게로 왔다.
유기견 나로.
나로는 생후 1개월 정도 때에 헤헤의 어머니가 일하시던 울산의 한 마트에서 발견되었다. (헤헤는 나의 연인이다)
그 마트가 “하나로 마트”였고, 그래서 어머니는 이름을 “하나”라고 지었다.
그러다가 “하나”는 헤헤의 친척 동생이 돌보다가 사정이 생겨서 헤헤가 키우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와의 관계도 시작되었다. “하나”는 사실 수컷인데 이름이 조금 여성스럽다고 느껴져서 “하나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서 성이 ‘하’, 이름은 ‘나로’라고 새롭게 붙여주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로”가 되었다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키워본 적 없던 나로서는 적지 않은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키워야 하는 “나로”가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양육비도 그렇고 외출할 때 나로만 집에 혼자 두고 나오기도 영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말이다.
가능하다면 다시 누군가가 데려가길 바랬던 마음도 있었다. 역시 “남의 개”를 가끔 예뻐해 주는 게 나한테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나로는 이제 나와 같이 살고 있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 날마다 나로의 털 냄새를 맡으며 얼굴을 비비며, 인사를 하다가 이제는 뽀뽀까지 한다.
나로의 침이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 깨달았다. 이 녀석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실패다.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