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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방장 양조장 Oct 31. 2018

<월간 주방장> 11월호

10월 한 달간 주방장이 마신 우리술은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을 추위에도 불구하고, 10월 한 달은 가을 야구의 열기로 후끈했습니다. 특히나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도전한 한화에 은근 기대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적의 드라마는 일어나지 않은 채 1승 3패를 기록하며 탈락하였습니다. 분명 아쉬운 결과지만,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보여준 모습은 저를 비롯한 야구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기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예쁘게 물들고 있는 단풍과 함께 돌아온 <월간 주방장>의 주방장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채로웠던 지난 10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의 10월은 유독 바빴습니다. 해외 출장으로 스페인에도 잠깐 다녀오고, 치러야 할 시험과 막걸리 축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정신없었습니다. 그래도 공휴일이 이틀이나 있어서인지 풍요로움 가득한 한 달이었습니다. 주방장의 10월에는 어떤 술이 함께했는지 볼까요?











1. 옥수수 동동주


옥수수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옥수수만 먹어도 질리지 않았고, 옥수수로만 음식을 해도 전혀 불만 없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했던 옥수수는 7월부터 나오는 찰옥수수로, 단맛보다는 구수하고 찰진 맛이 특징입니다. 벌써 옥수수의 계절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여름이 금새 지나갔네요. 그렇다면 옥수수랑은 잠시 안녕을 해야 할까요?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국내산), 옥수수 분말(수입산)

기타         물엿 국 효모 젖산 치자 분말 아스파탐 구연산 스테비아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E사 대형마트



# 코멘트

배혜정도가의 막걸리들의 특징은 기존의 플라스틱 뚜껑이 아닌 알루미늄 뚜껑이라는 점으로, 이는 뒤집어도 흐르지 않으며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또한 식품유형을 보면 탁주임에도 불구하고 제품명이 동동주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막걸리 특유의 걸쭉한 맛이 아닌 보다 순하게 목을 넘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첫 시음 때는 옥수수의 구수한 향과는 다르게 첫맛이 좋지 않아 손이 가지 않는 막걸리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막걸리 축제에서 반신반의로 다시 마셔봤을 때는 시작은 여전히 구수했으며, 특유의 기분 나빴던 맛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어긋난 맛이 아닌 적당히 구수함이 단맛, 신맛과 조화를 이루며 탄산은 거의 없어 부드럽게 마시기 편했습니다.



# 어울리는 음식  매운 칠리핫도그입니다. 이 구수한 맛을 촌스럽게 생각해 무조건 기존에 찾던 음식과 먹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충분히 매운 칠리를 중화시켜 줄 맛, 그건 바로 구수함!






2. 호담 산양산삼 막걸리


삼을 인공적으로 재배하면 인삼, 이를 말린 것을 건삼, 말리지 않은 것은 수삼입니다. 그리고 이 수삼의 표피를 벗기지 않은 채 찌고 익혀서 만든 것이 여러분이 잘 아는 홍삼 되겠습니다. 산양산삼은 그렇다면 무엇일까요? 원래 산삼의 씨앗을 인공적으로 산에 뿌려 키운 것이며, 장뇌삼과는 동일어입니다.

약효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삼으로 만들어진 막걸리, 얼마나 대단하길래 2017년에는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까지 수상한 걸까요? 제가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경기미), 입국미, 산양산삼 0.245%

기타         아스파탐 정제효소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N사 대형슈퍼



# 코멘트

첫 향을 맡고는 젊은 연령대에서는 크게 좋아하지 않을거라 예상했습니다. 일반 막걸리를 가볍게 만들고, 삼 맛을 내기 위해 착향료를 사용해서인지 조심스레 한 모금 마셔보니, 제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막걸리였어요. 그래도 끝까지 평가를 내려보자면, 가벼운 편이며 탄산이 약간 있어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기존의 삼 특유의 향보다는 홍삼캔디 맛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러 좋아하시는 어른들이 계시기도 하지만 제게는 크게 끌리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홍삼막걸리가, 그리고 2017년에는 산삼막걸리가 우리술품평회 탁주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분명 탄탄한 프리미엄 탁주들도 많았을 텐데 개인적으로 궁금할 뿐입니다.



# 어울리는 음식  소간 부추볶음, 생소하시다구요? 따뜻한 성질의 산양산삼으로 만든 막걸리와 또 다른 따뜻한 성질을 지닌 부추를 이용해 조리한 소간 부추볶음의 조합으로 추워지는 겨울맞이는 어떨까요?






3. 지평


자연스럽게 '소주 하나 주세요' 하는 것처럼, 어느새 사람들이 막걸리라고 부르는 대신 '지평 하나 주세요'라고 종종 부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주방장도 한 번 마셔봤습니다. 지평 한 병 주세요! 동네슈퍼부터 대형마트까지 언제부턴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된 막걸리, 바로 지평 생막걸리입니다. (원지평막걸리 아닙니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5%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 11.34%(국내산), 국(밀)

기타          효모 정제효소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E사 대형마트



# 코멘트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라벨의 디자인입니다. 종종 세로 쓰기+서체는 볼 수 있지만 지평처럼 세련되면서도 깔끔하고, 정통과 현대를 접목한 우직한 디자인이 제법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에 있어서는 달다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나가는 걸 보면 뭔가 플러스 알파가 있겠죠?

네, 역시 달기는 답니다. 하지만 유명한 장수막걸리의 단맛과는 다릅니다. 여느 막걸리들이 지닌 끈적이는 단맛이 아니며,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지닌 단맛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역시 기대되는 바입니다.



# 어울리는 음식  제주오겹살 그리고 소금 세 알. 단짠의 조화를 꼭 한 음식 속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칵테일인 데킬라와 레몬/소금처럼, 입 안에서 단 맛의 막걸리와 소금 세 알 올린 돼지고기는 환상의 조합이라고 자신합니다.






4. 감사



'인생에서 가장 값진 선물은 인연입니다. 그 소중한 인연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존경합니다.'

이는 감사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돌이켜보면 하루에도 누군가에게 감사할 일이 수차례 있는데, 무심히 지나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사소한 배려부터 나를 생각해 준비한 무언가까지, 어느 하나 베풀어준 호의에 감사하지 않을 일은 없습니다.





# 정보

식품유형    약주

알코올       14%

내용량       375ml

재료          쌀 100%(경기미)

기타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인터넷 몰


# 코멘트

유려한 곡선에 오묘한 노란 빛깔을 띈 병에 담겨 있습니다. 일반 투명한 약주의 보틀과는 다르게, 묘하게 불투명한 빛이 노르스름한 색을 더 아름답게 잡아줍니다. 이런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시니, 제가 다 감사드립니다.

약주는 맑고 투명한 레몬색을 띠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사에 올리는 청주(약주)라고 생각하면 '단 술'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감사는 찹쌀이 아닌 멥쌀을 이용해, 오히려 드라이하고 깔끔합니다. 또한 14도라는 적당한 도수의 알코올에 기분 좋은 정도의 산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사'라는 이름처럼 누군가에게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달하기에 좋은 술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어울리는 음식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떠오르는 음식, 포토푀 스튜.

소고기, 채소를 물에 넣고 약한 불에서 장시간 끓여 만든 프랑스식 스튜로 생각보다 간단한 스튜입니다.

절대 빠져선 안될 재료 한 가지 꼽으라면 그건 바로 인데요, 자세한 레시피는 추후에 업로드하겠습니다.







5. 대통주



보통 대용량으로 약주를 구매한다면, 마트에서 쉽게 눈에 띄는 백화수복이나 예담, 경주법주를 선택하곤 합니다. 이들은 마시기 보단 제사용으로, 음복용으로 많이 구매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자카야에서 종종 즐기는 일본주들과 같은 분류라고 한다면 또 그렇게 거부감 들 일은 아닙니다.





# 정보

식품유형    살균 약주

알코올       11%

내용량       1200ml

재료          정제수, 쌀(수입산), 대나무 잎(국내산)

기타          사과농축액 매실농축액 액상과당 입국 효모 정제효소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1년

구매처       E사 대형마트



# 코멘트

첫 향은 사과, 매실 두 가지의 농축액이 들어간 만큼 적당히 달고 신 향입니다. 색은 맑고 투명한 국화차의 색을 띤 깔끔한 살균 약주입니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약주라고 생각해서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마셔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라 놀랬습니다. 크게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으며, 시원하게 마셨을 때 보다 나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대가 높지 않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약주라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 어울리는 음식  매콤한 마파두부 & 시원한 대통주 / 어묵탕 & 데운 대통주

찬 대통주와 함께 먹을 마파두부만큼은 기존에 하던 맛보다 더 매콤하면 좋겠네요. 입 안을 시원하게 훑고 넘어갈 대통주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6. 이화주



막걸리계의 요거트, 이화주입니다. 요거트처럼 계속 드시다간 취할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나름 이화주(酒)로 알코올 도수도 막걸리보다 높은 8%나 되는 제품입니다. 모든 술은 과한 것보다 적당할 때가 좋습니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8%

내용량       100ml

재료          정제수, 국(쌀누룩)

기타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6개월

구매처       인터넷 몰



# 코멘트

100ml의 작은 유리병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으며, 잔에 따라 마시는 술이 아닌 숟가락으로 푹 떠서 먹습니다. 색은 노란색과 갈색의 중간인 아이보리, 점도는 그릭 요거트 정도입니다. 밀누룩이 아닌 쌀누룩을 이용해서인지 확실히 발효하면서 나는 새콤한 맛과 쌀이 표현하는 단맛의 조화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 어울리는 음식  상큼한 과일류(딸기, 포도 등) 혹은 담백한 빵에 스프레드로 펴 발라 먹어도 좋습니다.






7. 민족 생막걸리



생각지도 못한 인천의 막걸리로, 강화도에 다녀오신 아버지께서 구해주셨습니다.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강화 온수 양조장>의 생막걸리입니다. 그냥 평범한 막걸리겠지 싶지만, 1924년에 세워져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버텨온 장수 양조장이며 처음으로 인삼막걸리를 제조한 곳입니다.

키워드는 #3대째_양조장 #최초인삼막걸리 #민족 인데요, 주방장은 기본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막걸리를 가장 먼저 마셔보았습니다. 게다가 민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막걸리기에 더욱 기대해보았습니다.



*민족(民族, 영어: ethnic group) 또는 겨레는 인종, 문화, 언어, 역사 또는 종교와 같은 전통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인간 집단을 말한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국내산), 밀가루(수입산)

기타           전분당 입국 효모 정제효소 구연산 아스파탐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N사 대형슈퍼



# 코멘트

'민족'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에서 적당히 달지 않음을 기대하고 마셨습니다. 구연산과 아스파탐이 마시기 전까지는 어떠한, 얼마나 맛을 작용하고 있는지 역시 궁금했습니다.

우선 첫맛은 탄산 함량이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바나나향의 단향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가볍게 잘 넘어가는 술이고 잘 만든, 맛있는 막걸리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맛있는 막걸리지만, 민족의 가치를 가장 먼저 내세운 술인 만큼 대중적인 단맛보다 고유의 단맛에 집중했으면 좋았을거란 아쉬움이 남네요.



# 어울리는 음식  돼지 비게 기름으로 지진 녹두전

여러분들은 녹두전 반죽을 어떻게 하시나요? 저의 방식을 이야기드리자면, 미량의 쌀가루를 넣습니다. (이는 반죽이 더 잘 뭉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촉촉함을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생숙주를 손으로 듬성듬성, 다진 고기는 듬뿍. 김치는 물기를 꽉 짜서 송송 썰어 넣습니다. 이렇게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막걸리 코멘트보다 길어지겠네요. 나중에 안주 편에서 제대로 한 번 레시피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월간 주방장> 11월호에서는 다양한 우리술을, 특히 제가 즐겨본 색다른 음식과의 페어링을 제안해보았습니다. 다양한 음식들 중 생소한 메뉴도 있겠지만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메뉴들은 <우리술과 음식>에 대한 메거진으로 추후 따로 업로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이번 달도 어김없이 찾아온 '장원과 아쉬운 술 선정하기'입니다.

이달의 장원(베스트 우리술)은 민족 생막걸리, 차석(2% 아쉬운 우리술)은 산양산삼 막걸리입니다.


하지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모든 것은 주방장의 주관적인 소견일 뿐이니 여러분의 순위를 한 번 매겨보는 건 어떨까요?


더 맛난 우리술들로 찾아올게요.

다음 달에 다시 만나요.




* 우리술 정보에 <구매처>를 적은 이유는 여러분 주변에서 우리술을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특정 대형마트나 판매처와 전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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