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 그 후 이야기

by 자람


운동하며 만난 길냥이 머루,

이 아이가 계속 눈에 밟혀

오늘도 아이에게 줄 츄르를 챙겨

시간에 맞춰 나갔다.


멀리서 이름을 부르니,

이렇게 누워 배를 드러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든다.


"나 불렀어?"


낯설음도 잠시,

편안하게 누워

집 안방 마냥 그루밍을 한다.

많이 배가 고팠을 머루에게

우선 가져간 츄르를 짜서 준다.


오늘은 다행히 가까이 와서 내가 주는

츄르를 받아 먹는다.


옆에서 자세히 보니

배가 아래로 볼록하다.

혹시 임신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어

아쉽게 돌아서서 오는데

오는 길에 희망을 보았다.


머루를 위해 누군가 마련해준

그릇과 사료를 발견했다.


나 처럼 매일 운동 하러 나오는

이들 중에 마음 따뜻한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것 같았다.


머루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내려 놓아도 될것 같다.


머루가 길냥이 임에도

영양이 부족하지 않아 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늘 집에 오는 길은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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