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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티브 Antibes Nov 03. 2024

밀크우롱티

2024년 10월 

헝클어진 가을 아침,  

갓 내린 밀크우롱 향이 

숲의 숨결처럼 퍼질 때, 

지난 캠핑 새벽, 별들이 다녀간 이야기가  

잔에 안개처럼 서린다. 


쏟아질듯한 은빛의 비밀,  

마음속 고요를 깨우는 

밤의 비밀스러운 조각들이 

잔 속에서 은밀히 춤춘다. 


채 깨지 못한 작은 숲 산책길,  

설익은 잎사귀는 비처럼 흩날리고 

발끝에 부서 지는 시간의 파편들. 

그 길은 묵은 추억의 오솔길로 이어져  

한 해의 속삭임을 품은 채  

옅은 숲의 어둠에 숨을 고른다.  


쨍한 바람이 마음을 스치고, 

떠나가는 계절의 숨결은 

아쉬움으로 내닫지만,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겨울의 속삭임, 

하얀 설렘의 씨앗이 마음에 내린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작은 오솔길 끝에 서서
묵은 시간의 물결을 바라본다.
숲 속의 고요와 함께
흐르는 시간 속에 잠겨
지난 추억을 정성껏 우려낸다.


밀크우롱 향처럼 은은히 스며 드는 기억의 여운, 

그 따뜻한 고요 속에서

늦가을의 마지막 노래가 숲 속을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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