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 당티브
앙티브 올드 타운 아래쪽으로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형태의 Cap D'Antibes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지중해로 삼면이 둘러싸인 터라 환상적인 조망권을 확보한 지역으로 고급 저택들이 즐비하고 호텔들도 몇 군에 자리 잡고 있다. 소수가 누리는 고급 해변, 고급 지중해 지역의 느낌이 다분한 그곳.
지중해 지방의 특이한 풍경 중 하나인, 가늘고 길게 곡선미를 자랑하며 자란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고급 주택들 사이를 걸으면서 Cap D'Antibes내 군데군데 숨어 있는 해수욕장에서 바람도 쐬도 좋고, 여유가 있다면 Cap D'Antibes를 둘러싼 해변 도로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것도 좋다.
주말에는 특히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맑은 공기, 특히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또 쨍쨍한 햇살 사이를 가르며 뛰어보는 것도 가슴에 쌓인 온갖 잡념을 탁탁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뛰거나 걷거나를 반복하다 지겨워 지면, 모래사장에서 땀을 식히거나 바다에 첨벙 뛰어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Cap D'Antibes 해변가를 종종 거닐곤 했는데, 넉넉잡아 앙티브 올드타운에서 약 4시간은 소요되는 여정이라, 한가로운 주말에 주로 긴 산책을 했던 것 같다. 오랫만에 운동다운 운동을 하는 날엔 Cap D'Antibes 해변에서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의식도 잠시 거치곤 했다. 마음먹고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이 아닌, 모랄까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의식 같았다고나 해야할까. 번잡하고 소음 투성이 해변이 아닌, 자연과 내가 대화할 수 있는 그런 해변인 캡 당티브의 해변, 문득 그립다.
멀리 지나가는 요트를 만날 때면 잠시 행복회로 돌리시고 시름을 잃을 때도 있었고, 긴 산책 가운데 잠시 쉬어가는 재미도 있었다. 정말 쾌적한 캡 당티브 산책. 그 쾌적함은 하와이의 그것과 버금간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