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결심을 하게 해요

by 주또

나는 당신을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갈 수 없고 원하는 것들을 전부 이뤄줄 수도 없어요. 하물며, 비싸고 치장하기 좋은 것들. 내가 가진 걸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선물할 수 없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사랑을 알려주겠다고 한다면 성에 안 차려나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면 기가 막히려나요.


적어도 난 당신을 속이는 사람들과는 달라요. 뒤에서 당신 얘기를 마구마구 하는 사람들이랑은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에요. 늘 순백의 마음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깨끗한 민낯으로 대해요. 당신에게는 굳이 숨기거나 다른 이들 앞에서처럼 가면을 쓰고 싶지 않거든요.


당신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저주하고 당신의 행복만을 위해 없던 종교까지 만들 지경으로 기도를 해요. 당신이 얼마만큼을 짐작하는지 몰라도, 난 분명 그것에 백배 이상은 더 좋아해요.


그래서 더 이상은 도망가지 않으려고요. 이제서야 명확한 판단이 섰어요. 내가 가야 할 곳은 다름 아닌, 이 어지러운 세상 속 오직 당신이라는 목적지 뿐이라는 걸요. 만일 지금 나의 선택이 틀렸다 한들 상관없어요. 늘 나쁜 패만 뒤집는 운명이었던 터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겠다만. 무슨 상황에서든 기꺼이 사랑하려고요. 이로 인해 잇따라오는 결말은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할게요.


현재 여기는 막다른 골목이고 당신을 사랑하는 것 외엔 어떠한 선택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평생을 끌고 왔던 나의 흑백 불행 사이에서도, 어째 당신만은 다채로워요. 선명히 빛나요.


함부로 사랑할 결심을 하게 해요.

만나러 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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