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댓글에서 보기를, 놓아주는 것까지가 사랑이래요

by 주또

난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럴 자격이 되지 않을뿐더러 나의 불행을 당신에게 함께 하자고 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부디 좋은 사람 만나요.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 만나 내가 아쉬워할 정도로 행복해지세요.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당신 닮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품에 안고서 화목한 가정을 꾸리도록 하세요.


비록 내가 수백 번 꿈꾼 한편의 아름다운 시나리오이긴 했으나 어쩌겠어요. 우리에게는 별다른 길이 없는걸요.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거 같아요. 최선을 다해 피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운명이기를 원했으니까요.

당신의 손을 잡고서 친한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영원을 약속하고 싶었어요. 하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남녀의 한 장면이 우리이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었는지, 당신은 알 턱이 없겠지만요. 전부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게 가장 억울해질 것 같아요.


언젠가 다른 커플들의 헤어짐을 보고 들으며 그랬었죠. 사랑하는데 보내주는 건, 사랑이 부족한 것뿐이다,라고. 한데 나는 이제야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 실은 그때부터 동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랑해서 보내요. 나의 새장 안에서 벗어나 반드시 자유로이 훨훨 떠나가세요. 뒤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다신, 내게 오지 않기로 해요. 어쩌면 내가 이기적인 것일 수도 있어요. 더 이상은 아프지 않기 위해 당신을 억지로 등 떠미는 것일 수도 있겠어요. 뭐가 되었든 간에 미안합니다.


내 사랑이 이래요. 이것밖에 되지 않는 나예요.

keyword
이전 10화오래전 사랑을 하던 시절에 쓴 글을 뒤적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