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꿈이라면 깨어나고 싶지 않아요

by 주또

당신이랑 있는 시간은 전부 꿈같아서, 혼자 몰래 팔뚝을 꼬집어보곤 해요. 아야, 하기 전의 통증이 느껴질 때면 그제야 실제 내 앞에 있는 당신이 현실이구나 안도하게 되죠. 당신을 한시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늘 빤히 당신을 바라보곤 해요. 내가 맨날 실없이 웃으면 당신은 짜증이 난다고 하지만, 난 당신이 좋아서 어쩔 수 없어요. 모든 행동이 귀여워서요. 심지어는 마냥 숨만 쉬고 있는 생김새도 오목조목 사랑스러워서요. 주체할 수 없을 지경으로 웃음이 새어 나와요.


난 당신이 만일 꿈일 경우 영영 깨어나지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이게 신이 내게 내린 벌이라 하면은 그럼에도 달게 받겠다고 자처하여 당신 곁으로 뛰어들 만큼 굉장히 마음 깊이 두고 있습니다. 왜, 불나방이 타오를 것을 알면서도 불구덩이 속으로 날갯짓을 하듯이 말이에요.


근데 그거 알고 있나요. 사실상 불나방은 불을 좋아해서 불을 향해 날아드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나는 특성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나선을 그리다 보면 마침내 불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어쩌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처음부터 좋아하고자 한 건 아니었는데 왠지 모를 끌림에 이끌려 계속해서 주변을 빙빙 돌다 보니 어느덧 흠뻑 사랑이게 되어버리는, 일종의 뻔한 클리셰처럼 말이에요. 모두들 사랑을 얘기할 적엔 사랑에 빠졌다고 하잖아요. 빠지다. 맞아요. 그런 거예요. 사랑은 속수무책으로 빠지게 되는 거예요.


참으로 신기하지 않나요. 팔십억이 넘는 이 지구상의 인물 중, 우리가 이 공간 이 날짜에 만나 서로를 익히고 사랑을 말하게 되었다는 게. 난 늘 입버릇인 양 달고 살던 말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둘이서 하는 사랑은 기적 같아’였어요. 그간 질리도록 짝사랑, 외사랑, 이런 건 많이 해봤으나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그러니까 일방적이지 않은. 양방향으로 통하는 감정 교류는 내게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렇기에 더더욱 당신이란 존재가 꿈같아요. 잘못 감았다가 뜰 경우, 즉 혹여나 너무 오래 눈을 감아버리거나 너무 빨리 눈을 떠버리거나할 시, 곧바로 이 꿈속에서 실수로 깨어버릴까 봐 뜬 눈으로 꼬박 새울 만큼 진지해요.


사라지지 마요. 타이밍이 사랑을 이어가는 비법이라면. 거듭 내가 당신 앞에 등장해서 기막힌 타이밍을 노릴게요. 그런 식으로 우리 매일 사랑에 빠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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