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이제 막 교복을 입은 학생 마냥 순수해지는 사랑이 다음에 또 있을까 싶어요. 암만 생각해 보아도 이런 사랑 후엔 퍼석하고 허울 좋은 것만 둘러싼, 가짜 사랑만을 하게 될 듯한데.
잔뜩 피로해진 하루의 마무리. 오늘만 해도 안약을 몇 번이나 눈에 쏟아부었는지 몰라요. 살짝 상기된 두 뺨은 도무지 열이 내리지 않아 약을 먹어도 영 효과가 없었더라죠. 몸이 자꾸 성한 곳 없어지는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당신을 보고파하는 마음은 지칠 기색 없이 달리기를 한단 말이에요.
당신이랑 떨어지기 싫어요. 더 가까이 와요. 이마가 뜨끈해질 정도로 앓던 날에도 집에 가기 싫다며 칭얼거리고 몸을 둥글게 말던 그 순간을 기억하나요.
당신과 이대로 함께 살고 싶다.
당신이 너무너무 좋아요. 진짜로.
쑥스러운 낯빛 한 점 없이 왈칵, 이러한 말을 뻔뻔하게 쏟아낼 때면. 내가 이러다 당신한테 목매게 될 경우 어쩌나, 이미 눈에 훤한 나의 처지에 조금은 다급하게 농담인 척 마음을 주워 담아보아요.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나요. 무엇이 당신을 가장 지치게 만들었나요. 요즘 들어 제일 많이 하는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전부 다 괜찮을 거라고 하루에 백 번도 넘게 말해줄 수 있어요.
난 당신을 떠올릴 시엔 없던 성공 욕심도 생겨요. 내가 아주아주 잘 될 경우 당신을 데리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