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당신이 상냥하고 귀여울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어요. 왠지 모르게 달라진 듯한 말투와 미세하게 떨어진 온도차에 그만 말을 잃어버렸어요. 나를 물끄러미 들여다보던 당신의 눈동자에서 사랑이 보이지 않을 때. 난 더 이상의 확신을 잃어버린 채 다시금 우왕좌왕 갈피를 잃은 사람이 되어버려요. 잡은 손에 힘이 풀리고 허리를 감던 팔이 허공으로 떨어져내려요.
어찌 되었든 간에 한결같은 따뜻함, 그런 건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꿈도 꾸지 말아야지 하는데 의지와는 달리 문드러지는 속내가 거듭 눈물을 글썽이도록 돋우는군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눈에 띄게 변한 건 아녜요. 다른 이들이 들으면 대체 뭐가, 싶을 수도 있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무언가. 나만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다른 인물인 양 와닿게 되어 흠칫거리게 될 경우. 머릿속으로 수만 가지 생각을 더하고 더하며, 혹여나 내가 실수한 것이 있나 되짚어 보게 된다면.
진짜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식었으면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무슨 그런 말을 해, 대답하겠지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솔직하게 얘기해 주세요. 만일 나를 지금보다 덜 좋아하게 될 시엔 꼭 알려줘야 해요.
피로함이 가득함으로 인해 아침부터 몸살 기운이 도졌고 에너지 드링크와 진한 커피를 여러 잔 마신 하루. 뜻대로 되는 일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고 온갖 속상한 일들만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밀려온 오늘. 와중에 당신마저 냉담하던 온종일. 내심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고 기분이 왜 꿀꿀하냐며 물어봐 주고 들어주는 당신을 기대한 것은, 지나친 바람이었으려나요.
마음을 저만치 던져두고 온 듯한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가 아닌 각자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울지 않으려 입술을 꼭 깨물었지만 수도꼭지처럼 새어 나오던 눈물은 도무지 막을 방법이 없더군요. 한 가지 잘한 점이 있다면 소리 없이 울었다는 것. 그로 인해 늦게 들켰다는 것. 내 특기 중 하나에요. 음소거한 상태로 울 수 있는 점 말이에요.
나는 점점 불확실해져 갑니다. 우리는 너무도 투명해서 서로에게 고스란히 비치는 모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