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저만치서 두 팔을 벌리고 서있을 시, 난 냉큼 달려가서는 폴짝 뛰어 당신의 품에 안겨요. 그러면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우리를 쳐다볼 테지만 그런 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아요. 당신을 꽉 껴안고서 체온이 맞닿을 적에는 세상에 오직 둘만 남겨진듯한 기분에 휩싸이곤 하거든요.
마치 우리가 드라마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 마냥 굴고 싶어지거든요. 모두들 지나치는 엑스트라에 불과해지며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서로를 향해 무한히 애틋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때로는 당신이 무심코 뱉는 말마디들이 압정처럼 내게 와 다다닥 박히곤 해요. 따끔거리는 통증에 밤새 잠 못 이룬 채 주룩주룩 눈물만 흘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녜요. 당신이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을 테지요. 게다가 딱히 그렇다 할 문제점도 아녜요. 그저 내가 당신을 아주 많이 좋아해버리는 바람에 별것 아닌 미묘한 차이에도 대뜸 섭섭해지는 거랍니다.
당신에게 팔베개를 해준 상태로 가만 잠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아요. 사방이 어둑하여 잘 보이지는 않는다만 이목구비 실루엣이 어쩐지 설렘을 일으켜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또가 당첨되는 꿈을 꿨으면 좋겠네요.
말랑한 뺨을 조심스레 쓰다듬고서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곤 귓불을 만지작거리다 보면은, 당신이 기척을 일으키며 감았던 눈을 꿈뻑거려요. 나는 당신한테 해줄 마땅한 말을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물끄러미 눈동자만 맞추어요.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이 어설픔을 더해요.
당신이 무리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당신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디 나를 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동반합니다. 내가 날아가지 않도록 잘 붙들어두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