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by 주또

끊임없이 발전하는 당신을 보며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지칠 줄도 몰랐지요. 졸린 눈 비비며 빨갛게 충혈된 채로 열심히 제 할 일을 했어요. 어쩌다 잠깐 고개가 고꾸라졌다가도 금방 정신 차리는 건, 감히 방해 거리도 아녔을 거예요. 난 늘 물러서기 일쑤였지요. 틈만 나면 물밀듯 밀려오는 불안감에 못 이겨 뛰쳐나가고픈 적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어요. 잘못 없는 일에도 매일 고개 숙여 반성했고요. 심지어는 뒷걸음질 치기를 참 잘했어요.


요컨대 난 당신을 존경했던 것도 같아요. 본인의 멋짐을 알고서 제대로 응용해 먹는 태도가 구태여 설명할 것 없이 부러웠답니다. 그리하여 난 당신 옆에서 당신을 빼닮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요. 당신이 하는 말투와 몸짓, 습관, 취향까지 눈여겨보았습니다. 가령 원본이 당신이라면 난 복사본이라 설명되었으려나요. 우스갯소리로 진짜를 엇비슷하게 흉내 낸 짝퉁쯤 되려 했던 듯해요.


간혹 당신의 수고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뒤에서 당신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험담을 퍼붓기도 하는 인간들이요. 한데 당신은 그런 애들에게도 자상했어요. 당신의 그 많은 능력들 중 왜 하필 ‘사람 보는 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울화통이 터지기도 했지요. 당신의 분별력 없는 다정함에 석연찮아졌어요. 그들이 전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은 오직 내 몫이었답니다.


당신에게만 집중했어요. 사랑과 존경 사이, 이 애매한 감정이 잠깐 불어온 추위일 거라고 방심했으나 기나긴 한파였지요. 당신이 그토록 오래 나의 일상에 얼어붙게 된 것은, 어쩌면 재난에 가까웠을 수도 있어요. 그러다 더 이상 당신이 나한테 반짝이지 않게 되었을 때. 사랑에 눈멀었던 자가 사랑을 멸시하게 되었을 때. 의문이 생길 때. 비로소 이 모든 관계가 끝나는 것이라 확신했어요. 과연 그런 시기가 언제 오는 것인가, 하면서요.


자고로 난 당신이 강해져 내 것 같지 않을 경우, 내 것 같기도 했는데요. 이해할 수 없는 속내이지요. 하루가 멀다 하고서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는 당신을 뿌듯해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당신과 나란해지기를 꿈꿨어요. 이인삼각을 뛰는 것 마냥 최대한 밀착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되고자 했지요.


당신은 나의 허무한 기대이자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내가 끝내 되고픈 사람이 당신이었단 뜻이에요. 가장 오래 눈 맞춤할 수 있는 인물이 되고팠답니다. 즉, 비슷한 선상에 설 수 있는 사람이요.


이토록 그 누가 탐내어도 나의 온정은 당신 한정이었는데요.

다만, 당신은 단 한 번도 원한 적 없단 게 이따금 날 아프게 하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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