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일상이 되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돼요

by 주또

아무리 사랑만으로 다 되는 세상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사랑을 제외하고 나면 딱히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사랑이 때로 열병처럼 여겨지기도 했어요. 멀쩡한 사람을 하루아침 사이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며, 반대로 전부를 포기한 채 넋 놓던 인물을 번쩍 일으켜 세우기도 하니까요. 도대체 사랑이 뭐라고,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 가능한 것인가요.


난 앞서 말한 두 가지의 경우를 모두 겪어봤다고 고백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아직까지 사랑은 ‘알 수 없음’이란 소리를 한다만요. 몹시 사랑해서 들떴고 무진장 사랑하기에 추락하기도 했지요. “인생의 목표가 사랑이야?” 가까운 지인에게서 들었던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했고요. 한데 사실 입술을 벙긋하면서도 의구심이 들긴 했어요. ‘나 진짜 솔직했었나?’ 인사를 나눈 뒤 버스에 올라타, 스스로한테 여러 번 되물었지요.


나는 현실적인 면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나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봐온 친구는, 사랑과 현실의 충돌로 인해 내가 괴로운 것일 수도 있겠다며 누차 얘기하곤 했답니다. 모두를 충족할 순 없겠으나 적어도 순탄하지 않을 필요까진 없는 거 아닌가, 약간 억울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었어요. 과장을 살짝 보태 눈물이 맺힌 것도 같았지요. 모쪼록 사랑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홀로 늙어가는 쪽이 나을듯했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최대한 감정에 무뎌져야 했고요.


사랑에 잔뜩 신이 났던 순간들. 사랑이 나를 절망의 끝으로 몰고 갔던 나날들. 특별히 누군가를 탓한 적 없고요. 그리워한다고 입 밖으로 내뱉은 적 없지요. 다만, 난 줄곤 행복한 찰나에도 얼룩진 과거와 불행을 예습하는 듯한 미래의 두려움 때문에 퍽 잘 서글퍼졌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당신을 곁에 두게 되었고, 또 한 번 절실히 사랑을 허락받고픈 마음이 들었지요.


사랑해도 되나요.

나도 숨김없이 사랑할 자격이 주어지나요.


시간이 잽싸게 지나가요. 그 와중에 우리가 서로를 알아본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 하루는 당신이랑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쫓아가고, 또 다른 하루에는 사람들에게서 이미 잊힌 것들을 애정합니다. 이토록 소소한 하루 일상이 모여 한 달이 되고요. 일 년은 쏜살같겠지요.


내일이 와도 우리는 당연히 사랑을 할 거예요. 서로를 향해 끝끝내 다정을 잃지 말아요. 사랑이 상황을 이길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도록 해요. 죄다 효율을 따지는 세상 속에서 기꺼이 비효율적이게 말이에요. 서슴없이 온 마음을 다 내줘도 좋을 것 같네요.


당신을 보고 있으면 난 좀 더 상냥한 인물이 돼요. 주변을 둘러싼 공기마저 친절하게 와닿아요. 마치 한동안 편히 쉬어도 될 듯한 기분이 듭니다. 부디 오래오래 머물고 싶어요. 한참을 기대어있을래요.



잠이 오지 않는 당신에게, 함께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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