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의지하고 기대하는 짓이 얼마나 부질없는 노릇인가,를 익히 잘 알고 있지요. 사람을 구원 삼으려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까지도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예외라는 것에 희망을 걸어보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한 번쯤은 나를 뒤바꿀만한 영화 같은 인물이 다가오지 않을까, 온갖 시나리오를 상상하면서요. 어리석긴 해요. 지난날을 금붕어 마냥 다 잊은 듯 구는 셈이에요.
나이를 몇 번 더 먹어도, 사람을 파악하는 일엔 매번 실패하고 미숙하기만 한데요. 수학공식보다도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를테면 어떤 이가 나에게는 못된 인간이었다 한들 누구에게나 그런 건 아니잖아요. 내 인생에서 불운이었다고 하여도 다른 이의 삶에선 행운인 존재일 수도 있는 법이지요. 물론 나 역시 동일해요. 나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는 밉상이었을 수도 있고요. 다신 보고 싶지 않은 인물에 속해있을 수도 있겠지요.
밖에는 진눈깨비가 한창인데요. 나는 솔직히 살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성숙하지 못했던 경우도 다분하고요. 그래서 의도와는 달리 틀어지는 경우도 허다했지요. 게다가 제때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못한 것 같아요. 되려 그다지 마음 쓰지 않아도 될 것을 향해 고개를 조아린 적이 수두룩해요.
왜 그랬을까요? 이제 와 후회한다고 하여도 이미 전부 옛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에요.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고받았습니다. 내가 한때 망연자실한 얼굴로 ‘사람이 싫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까닭이기도 해요. 사랑하고 사랑을 하다가 말고요. 따지고 보면 누구도 강요한 적 없던 친절이 오해가 되기도 하고요. 신뢰가 금이 가며 불신이 잇따라요. 그렇지만 결국 우린 또 하필 같은 상황을 반복할 거잖아요.
이따금 주말 오후, 낮잠에 들고자 눈을 감으면 무작정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술에 잔뜩 취해, 당시 몇 해 살아보지도 않은 나를 업고서 언덕을 내려가던 아빠의 따스한 등이 떠올라요. 나의 신발이 고작 아빠 손바닥 만했던 시절이요. 그때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살아보고파요. 난장판이었던 순간들을 반복하지 않으려 갖은 노력을 다하면서요.
만일 그런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당신의 눈동자를 더욱 선하게 마주할 수 있지 않으려나요. 그저 막연한 생각이에요.
잠 못 이루는 밤, 함께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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