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앞에선 한없이 나약해지는 일’ 사랑 사랑 사랑-할 시, 나는 세상에서 제일 약한 인물이자 강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사랑을 품은 상대에겐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여린 인간이 되었고요. 그와 동시에,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모든 방면에서 강인해져야만 했어요. 친구들은 노상 나한테 사랑 때문에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질문을 했어요.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생길 지경이었다만, 막연히 가볍게 웃어넘길 순 없는 물음이었는데요. 정곡이 찔린 날엔 새벽까지 기분이 침침했답니다.
나는 사랑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꺼려 하는 짓까지 했고요. 불공평한 것들에 괜찮다며 되려 상대방을 걱정했지요. 그래서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랑은 죄다, 공평할 수 없는 거라고.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다만, 다수를 차지하는 쪽이 나였던 점은 조금 안타깝긴 하네요. 때문에 어느 시기에는 사랑이 무진장하고 싶었으나 막상 이런 식일 경우, 지나치도록 소모되는 감정과 에너지 등등으로 인해 당장 관두고팠지요.
사랑은 도무지 쉽지 않았어요. 이럴 때면 종종 나의 사주가 ‘외로울 팔자’라고 했던 말이 불쑥 튀어나와 속내를 시끄럽게 굴었고요. 남들 다 미소 짓는 낯간지러운 사랑 얘기에 동참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사랑이 진행형이든 간에 마냥 행복할 수 없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재잘거리는 ‘미래’에 관해 침묵하기 일쑤였어요. 괜스레 씁쓸해지는 낯빛을 겨우 감추며 말이죠. 그렇다고 단 한 번도 상대를 원망한 적 없지요. 나의 처지가 문제라고 판단했거든요.
그해에는 집을 갖고 싶었습니다. 차를 사고 싶었고요. 당신이랑 같이 가정을 꾸릴 공간과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이동 수단이 필요한 까닭에요. 당신도 가끔씩은 간절한 순간이 있었으려나요.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뭐든 할 수 있을듯하며, 순정을 다 바쳐 열렬할 수 있을 것 같던 경험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준 당사자가, 나였던 찰나도 잠시나마 존재하려나요.
해가 꽤나 길어졌네요.
여섯시가 지나도 어둡지 않아요.
금방 여름이 오고,
우리의 다정은 평생 유효하기를 빌어봅니다.
*함께 들어요, 플레이리스트 :)
https://youtube.com/@sarmumegg?si=IXWyX77OddVP1Sw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