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를 잘하고 싶다면, 스포츠 하나쯤은 해야 합니다

배드민턴 코트에서 내가 배운 것들

by 주드남

주 3회, 퇴근 후 왕복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 배드민턴을 치러 갑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로, 씻고 간식 먹고 바로 잠들기에도 빠듯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입사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저만의 운동 루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왜 이 비효율적인 루틴을 유지하는가. 그 이유를 오늘 정리해보려 합니다.


먼저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운동'이 아니라 '스포츠'에 관한 것입니다. 헬스나 러닝은 혼자 할 수 있습니다. 장비도 공간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하지만 스포츠는 다릅니다. 함께 할 사람, 알맞은 장비, 특정한 조건에 부합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합의된 규칙 안에서 여럿이 경쟁하고, 명백한 승패가 갈립니다.


신체에 도움이 되는 효율만 따지면 스포츠는 손해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스포츠를 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혼자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영역을 경험합니다.

개인 실력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파트너와 함께라면, 그 상대를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서로의 상성, 컨디션, 전략, 기세 등 모든 것이 맞물릴 때 팀은 개인의 합을 초월합니다.

(이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영역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세일즈맨조차 혼자 만들 수 있는 숫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처럼 팀의 위대함을 몸으로 먼저 경험해둔 사람의 상한선은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주연과 조연을 모두 해본 사람이 됩니다.

배드민턴 복식은 코트에 딱 두 명이 들어가는 만큼 파트너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그렇기에 파트너의 실력이나 성향에 맞추어 플레이하는 것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보다 잘하는 파트너와 칠 때는 상대방을 빛내는 플레이를,

내가 더 잘할 때는 콕이 내게 더 많이 오게 하면서 리드하는 법을 익힙니다.


역할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입니다.

그리고 양쪽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만이, 팀 안에서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압니다.


세일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항상 최고의 플레이어가 되기만을 고집하는 대신, 언제 치고 나가야 하고, 언제 뒤에서 받쳐야 하는지. 그 감각은 설명보다 경험을 통해서 느끼기 더 좋습니다.



셋째, 코트 안에서만큼은 완전히 비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이번 달 목표, 다음 분기 방향, 재테크, 관계 관리. 머릿속이 늘 꽉 차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AI가 제 머릿속 가장 큰 화두입니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 거짓말같이 새로운 모드에 진입합니다.

날아오는 셔틀콕과 다음 스트로크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그 어떤 명상보다 강렬한 몰입을 코트 위에서 매번 경험합니다.


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의 분비 등 과학적으로 그 이유 또한 이미 증명이 되었으니, 특이한 현상은 아닌 것 같더군요.


채움과 비움의 반복. 그것이 한 곳에서 5년을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제 원동력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큰 의미가 있는 방법일까 생각했지만,

미국 교육 시스템이 스포츠 활동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미국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20대 중반이 넘어서 경험하기 시작한 것을 그들은 10대 때부터 해왔다는 의미니까요.)


물론 저는 이것을 알고 배드민턴을 시작한 것이 아닌 그냥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그 효용을 몸으로 느끼고 있기에, 우연일지언정 시작했던 것 자체에 감사합니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이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닙니다.

코트 위에서 매주 세 번씩 직접 증명하고 있는 명제이며, 모두가 함께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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