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화목한 가정을 꿈꾸며

by 싼타페

사춘기...


분명 나도 경험했던 시기이건만 요즘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는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우리 때와는 달리 어찌 그리 과격하고 예측불가인지... 내가 틀딱이 되어버린건지 자문해보지만 늘 나는 아니라는 결론뿐.


그냥 자라는대로 지켜봐주라는 조언들이 난무하지만 저러다가 돌이키지 못할만큼 멀어지면 어쩌나하는 조바심에 입술이 먼저 들썩인다. 그래도 손발이 아니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들이건만 내가 지들을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니 그저 서운할 뿐이다. 그동안 잘못했던 것들이 뭐지 하며 되짚어 볼라치면 너무 많아 누가 볼새라 얼른 덮어버리고는 뭐 별거 없네 하며 자위할 뿐이다.


그래도 내가 잘못한게 많으니 저러겠지. 서운한게 있으니 저러겠지. 아직 어리니 다 부모 탓이지 하며 자책해봐야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자꾸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자니 이제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기기 시작한다. 오랜 동안 행여나 깨질새라 바람불면 날아갈까 고이고이 품어온 내 자존심. 자식 문제에 자존심이 별거냐며 구석에 처박아 뒀더니 자꾸만 봐달라고 보챈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잠시 잠간이지만 꿈에서라도 아이들과 화해의 순간들을 맛보고나니 현실에서도 그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졌다. 빨리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참아야겠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기다려 줘야겠지.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려오지만 그래도 두 주먹 불끈 쥐고 참아내야겠지.


두 녀석의 미래를 위해, 우리 가족의 화목을 위해...


언제쯤이나 저 녀석들이 깨달을까. 우리가 지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들이 우리한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지들의 미래가 얼마나 찬란하고 가치있는지.


근데, 나는 그걸 언제 깨달았던가. 흐미, 폭폭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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