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의 행복과 과정의 행복.
우린 경쟁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한국은 경쟁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흔히 말하는 '빨리빨리 문화'가 없었다면 한국은 이런 선진국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남들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남보다 내가 얼마나 앞서 있는가'가 성공의 척도가 되니까. 하지만 뭐든 심해지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빨리'는 '더 빨리'가 되고 남과 나의 비교는 점점 더 심해졌다.
거기다 이제는 아무리 열심히 빠르게 달려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빨리빨리'는 모두가 같은 선상에 있을 때, 최소한 빨리 달리면 앞에 있는 사람을 추월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지금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 앞서 있는 사람은 더 앞서 가고 아예 출발선상이 다르면 추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우린 불행해지고 불안해진다.
남과 달리 자신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여유롭게 힐링하는 사람을 보며 느끼는 회의감, 거기다 남에 비해 조금만 뒤쳐져도 달라지는 타인의 시선까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앞서 가는 사람과 격차는 그대로인데 사회는 빨리 달릴 것을 요구한다.
'남이 할 때 해야 한다.'
'모두 이때쯤 하니 너도 해야 한다.'
'남들이 다 할 때 너는 뭐하냐?"
그런 기준은 누가 만든 것일까? 왜 우리를 서로 경쟁시키지 못해, 달리게 하지 못해 안달인 걸까? 애초에 이런 기준은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법인데 말이다.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금 느려도, 걷다가 쉬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행복한가'가 중요하다. 미친 듯이 달려 빠르게 도착했다고 한들 걸어온 길이 불행이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일까?
5년 만에 도착한 사람이 10년 만에 도착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리란 보장은 없다. 더 성공한 것도 아니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는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낀 사람이 더 꾸준히 걸을 수 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힘을 낼 수 있다.
이제 결과의 행복만큼이나 그 과정에서 놓칠지 모를 작은 행복들도 챙길 때다.
조금 더디더라도 괜찮다.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 남들보다 늦는다고 패배자가 되는 건 아니다.
남과 관계없이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끔 쉬어가며 그렇게 걸어가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