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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Mar 19. 2021

<대멸종> 안전가옥 엔솔로지 02

#대멸종 #안전가옥 #시아란 #심너울 #범유진 #해도연 #강유리 [평점 : 9.0 / 10.0 ]


대멸종이라는 주제로 쓰인 다섯 가지 단편소설 모음집입니다. 조금 더 멋있는 말로 표현하면 '대멸종 앤솔로지'입니다.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본 대멸종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서, 마치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으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다만 한 작품(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은 개인적으로 코드가 맞지 않아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작품은 한글로 쓰인 소설입니다. 확실히 국내소설은 배경의 익숙함, 은연중에 공감되는 유머 코드, 등장인물들과의 동질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사실 '데미안의 충고', '개츠비의 고민'이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건... 저만의 오해일까요? 개인적으로는 휴식을 위한 독서에는 국내소설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은 한 여름에 선베드가 놓인 리조트에서 읽었어도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지추천도서 #대멸종 #대멸종앤솔로지 #앤솔로지  



#1

우리 저승으로 오는 존재가 인간으로 국한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필요하다면 외계인이라도 육도윤회를 믿게 만들어야죠.


#2

다음 주 월요일이 올 때까지 이틀 동안 대전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별건 없고, 그냥 성심당 가서 튀김소보로 사 먹었다는 뜻이다.


#3

수만 개의 곰 젤리를 먹어 치운 다음날 아침, 그는 아무 문제없이 일어났다고 했다. 좀 심한 숙취로 고통받으면서 일어난 그는 간절히 쇠고기 미역국이 먹고 싶었나 보다. 그때 그의 앞에 쇠고기 미역국이 나타났다. 그것이 그가 곰 젤리 수만 마리를 먹고 얻은 초능력의 첫 번째 발현이었다고 한다.


#4

어쩌면 이 세상이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습작일 수도 있겠다. 아, 그러면 많은 것이 설명되는 것 같기도 하다. 왜 세상에는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지, 왜 사람들의 삶은 이렇게 삐걱삐걱거리는지, 어째서 그렇게 삐걱삐걱거리면서도 세상이 어찌어찌 돌아가는지.


#5

그래서 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가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돌고래가 된 엄마. 돌고래와 말할 수 있게 된 나


#6

“저 애는 악령이 들렸어. 불길한 징조야.” 다리를 절고, 이상한 목소리를 가졌고, 멍하니 강을 보고 있는 가나를 보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을 사람들 중 누구도 알지 못했다. 가나가 돌고래인 뿌와,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7

머릿속에 떠오른 얼굴들이 가까운 사람들이 되어 갈수록, 가나에게 ‘인류의 멸망’은 점점 더 낯설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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